골짜기 세대?…새로운 스타 탄생 알렸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우리 선수들, 고맙고 대단합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전까지 큰 기대를 받지 못했다. 확실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었던 까닭이다. 2017년 한국 대회에서 이승우(25·수원FC), 백승호(26·전북), 2019년 폴란드 대회서 이강인(22·마요르카) 등이 주목받았던 것과는 다른 그림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U-17 월드컵이 취소돼 국제무대 경험도 부족했다. ‘골짜기 세대(황금세대의 반대말)’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약점을 강점으로 뒤집었다. 하나로 똘똘 뭉쳤다. 한 명의 에이스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닌, 협업을 통한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어냈다. 화려함 대신 실리를 앞세웠다. 정교한 세트 피스(set piece)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코너킥 3골, 프리킥 1골 등 전체 8골의 절반인 4골을 세트 피스에서 해결했다. 선수들 모두 약속된 플레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김은중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이 앞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가 될 것 같다. 고맙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주장 이승원(20·강원)이 대표적이다. 공격 포인트 5개(1골, 4도움) 등을 올리며 존재감을 확실히 새겼다. 공격 포인트 1개만 더하면 2019년 대회서 골든볼(최우수선수)을 받은 이강인(공격 포인트 6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골 넣는 수비수’ 최석현(20·단국대)의 활약도 인상적이다. 이번 대회서 헤딩으로만 2골을 넣었다. 신체적 조건(키 178㎝)이 불리한 데다 대학팀 소속으로 경험도 부족하지만 끊임없는 훈련으로 채워 넣었다.

 

한국이 U-20 월드컵 2회 대회 연속 4강에 오르자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개최국인 아르헨티나 매체인 ‘레포르테 아시아’는 “한국 대표팀은 U-20 월드컵에서 여전히 강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르헨티나 축구 매체인 ‘올레’는 “한국은 고전을 겪기도 했지만 이번 대회서 가장 뛰어난 4개 팀이 됐다”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매체 ‘사커넷’은 자국 대표팀 별명인 플라잉 이글스, 비상하는 독수리의 꿈이 아시아 호랑이의 타격에 꺾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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