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혼자 보기 아까운, ‘더 괜찮은’ 송승헌…②

송승헌이 ‘택배기사’로 OTT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택배기사’(조의석 감독)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과 난민 사월(강유석)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성적도 좋다. 넷플릭스 공식 사이트 ‘넷플릭스 톱(TOP) 10’ 따르면 12일 공개된 이 작품은 3일 동안 3511만 시청 시간을 기록했다. 더불어 2주 연속 넷플릭스 비영어권 TV 부문 주간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여기엔 글로벌 1위 주인공 5-8과 대립적 관계를 팽팽히 이어온 안타고니스트, 류석 역의 송승헌의 역할이 컸다. 

 

송승헌은 후배인 김우빈을 언급한다. 김우빈을 통해 자신도 배웠다는 것. 그는 “우빈이는 굉장히 위험한 순간까지 갔다가 왔지 않나. 하루하루 너무 행복하다고 하더라. 다시 현장에 와서 너무 감사하다고. 정말로 이 친구가 겪었던 아픔이 어떤 감정인지 알겠더라”며 “덕분에 나도 하루 하루의 소중함에 대해 생각했다. 우빈이를 보면 어른스럽고, 주변에 배려심도 크다. 촬영 전부터 ‘되게 괜찮은 사람’이라는 칭찬을 조의석 감독에게 많이 들었다. 어린데 속이 넓고 따뜻하다. 후배지만 배울 게 많은 친구인거 같다”라고 극찬했다.

 

조의석 감독과는 2002년 개봉한 ‘일단 뛰어’ 이후 오랜만에 현장에서 만났다. 송승헌은 “당시엔 현장에서 친하게 지내지 못했다. 후반 작업을 하면서 친해졌던 것 같다”고 기억하며 “‘택배기사’ 첫 촬영 전날 감독과 배우로 굉장히 오랜만에 만났는데, 20년 만이라 그런지 굉장히 묘했다. 긴장도 되고. 사석으로 종종 보던 것과 다른 느낌이더라. 마지막 촬영현장에서 ‘수고했다’며 서로 격려하며 눈을 보는데 뭔가 찡한 기분이 들더라”고 설명한다. 

 

이어 ”20대에 만난 친구들이 시간이 흘러 40대에 만나서 작품을 했다는 게 너무나 좋았다. 같이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친구가 있다는 게 좋더라”며 또 두 사람이 작품으로 만났으면 한다는 말에 “다음엔 빨리 만날 수도 있다”고 웃으며 답한다.

 

송승헌은 연예계에서 진국으로 소문난 배우다. 이에 대해서 그는 “제가 익숙한 걸 좋아하고 편하게 생각해서 그런 것 같다”며 손사례를 친다. 그러면서 “함께 일하는 팀에 사람들이 다 15년 이상 된 거 같다. 편한 게 좋다. 친구도 마찬가지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지금까지 본다. 오래된 친구들은 학교 다닐 때 천방지축이던 학창시절 친구로 대해주니까 좋다”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 고백도 잊지 않는다. 송승헌은 “예전에는 낯을 가리니까, 그리고 다가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래서 오해도 받았던 거 같다. 소위 말하는 ‘싸가지가 없다’는 말도 들어봤다”라며 말을 잇는다. 지금의 송승헌을 만난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평가다.

 

그는 “나이 들어가면서 변하더라. 누군가 나에 대해서 이왕이면 좋은 인상을 갖는 게 좋지 않겠나란 생각이 들었다. 둥글게 둥글게. 싫은 게 아니라 불편해서, 불편해 하실까봐 떨어져 있던건데 나에 대한 평가가 갈릴 때가 있더라. 이젠 그럴 필요가 있나 싶다. 내가 조금 다가가면 불필요한 오해를 덜 받을 수 있는데. 철이 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면서 미소 짓는다.

 

결혼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쩌면 그동안 수십, 수백 번은 들었을 질문. 하지만 송승헌은 특유의 호쾌한 웃음을 터트린다.

 

그는 “안 그래도 올해 들어 어머니께서 갑자기, 유독 ‘결혼 안 하니’, ‘안 할거니’ 하시더라. 평소엔 정말 그런 말씀이 없으셨는데 말이다”라며 “이제 제 주변에 (소)지섭이도 결혼은 했고, 심지어 (신)동엽이 형은 비혼주의자였는데 결혼하니 너무 좋다고 빨리 하라고 추천을 한다. 비혼주의였던 형이 행복해하는 거 보면 의심이 되기도 한다. 하하. 사실 동엽이 형 가족을 보면 부럽다. 아이들도 형을 너무 좋아하고, 형도 아이들을 너무 좋아하더라.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이 부러운 시기다”라고 말했다. 

 

연예계 대표 미혼남, 공공재로 남는 것은 어떠냐는 농담에 송승헌은 고개를 절레 절레 저으며 ‘무슨 소리냐. 절대 안 된다’라는 대답을 내놓는다. 송승헌은 “혼자 있는 게 지금 익숙한 상태다. 그런데 절대 이게 이렇게 익숙해 지면 안된다”라고 말해 현장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저는 저를 안다. 이렇게 지내다가도 뭐가 씌인 것처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편함과 익숙함을 깨부술 수 있는 누군가가 나타날 거라 생각한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있는, 순진한 청년으로 봐달라”며 너스레다. 

 

일도 어느 때보다 열심히다. 개봉을 기다리는 영화 ‘히든 페이스’에서는 파격적인 캐릭터를, OCN 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서는 자유분방한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그. 차기작에서 보여줄 그의 다음 도전에 더욱 기대가 모인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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