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표 ‘휴식론’ 실현 시키는 LG 뎁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

LG 염경엽 감독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DB

 

“선수들이 힘들다고 하기 전에.”

 

프로야구 LG가 ‘우승후보’ 다운 경기력을 뽐내며 시즌 초반을 순조롭게 헤쳐나가고 있다. 승률 0.650(26승1무14패)으로 넉넉한 승패마진을 남기면서 순위표 높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대로 숙원사업인 29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달려 나가야 하는 LG다.

 

탄탄한 전력을 살펴보면 그 가능성은 절대 낮지 않다. 야수진은 물론이거니와 투수진까지 두루두루 완벽한 뎁스를 갖추고 있다. 몇몇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있긴 하지만 이들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근차근 복귀시계를 돌리는 중이다.

 

눈에 띄는 파트는 외야다. 홍창기, 박해민을 비롯해 이재원, 문성주, 김현수까지 포진해 있다. 모두가 주전이라 해도 무방할 화려한 면면을 자랑한다.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 이들을 최대한 활용해도 한 명은 꼭 비는 구조다. 

 

LG 염경엽 감독은 그 빈자리가 오히려 반갑다. 사령탑은 23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라인업 짤 때마다 누구를 빼야할까. 누구를 쉬어줘야 하나 생각한다”며 밝은 웃음과 함께 행복한 고민을 전했다. 이어 “몇몇 선수들은 물론 많이 뛰고 싶어하지만 체력 안배는 꼭 해야 한다. 길게 봤을 때 매우 중요하다. 여름에는 사람이라면 지치기 마련이다. (선수들) 알아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 말했다.

 

이어 사령탑은 “5월에 가장 신경 쓰는 건 여름이 오기 전에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잘 버텨왔지만 조금씩 지치기 시작할 것이다. 내 철학은 선수들이 지치기 전에, 힘들다고 하기 전에 쉬게 하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장 풍족한 곳은 외야지만 내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염 감독은 “내야는 (손)호영이가 (6월 말쯤) 올라오면 (오)지환이 대신 유격수가 가능하다. 물론 (김)민성이가 있지만 3루수나 2루수가 적합하다. (이)재원이도 1루 연습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 호영이가 돌아왔을 때 (1군 전력에) 잘 장착시켜야 할 것”이라 말했다.

 

로테이션이 굳어진다면 선수들은 하루씩 완전한 휴식도 취할 수 있게 된다. 염 감독은 “(휴식이 아니어도) 상대 전적 안 좋은 투수가 올라올 때 한 번씩 빠질 수도 있는 거다. 하루 (통째로) 쉬는 거면 분명 도움이 될 텐데 선수들이 아직 안 해봐서 그런다”며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이어 “다만 휴식의 원칙은 코칭스태프와 내가 주는 것이다. 선수들이 직접 쉬려고 하는 건 원칙에서 벗어난다. 트레이닝 파트 등에서 지칠 때가 됐다는 의견이 있을 때, 선수들이 힘들다고 하기 전에 휴식을 줄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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