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이제는 KT맨’ 문성곤, “KT와 함께 미래를 그리고 싶다”

사진=KBL 제공

“KT와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고 싶다.”

 

2023 자유계약선수(FA) 빅3 중의 하나였던 문성곤(30)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2015년 데뷔 이래 KGC인삼공사에서만 뛰었던 문성곤은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7억 8000만원에 KT로 향했다. KT의 진심에 문성곤의 마음이 흔들렸다.

 

문성곤은 2022~2023시즌 인삼공사의 통합 우승이 끝난 후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KT는 부산까지 내려가며 문성곤 영입 의지를 보였다. 문성곤은 스포츠월드와의 통화에서 “3개 팀에서 연락이 왔다. 그중에서 KT가 저를 가장 원하는 느낌이었다. KT의 진심에 제가 움직였다. 각자 한 번씩 미팅했으니까 이제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와중에 KT 관계자께서 부산에 내려오신다고 해서 다시 협상했다. 그런 것들이 저의 마음을 흔들었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농구를 시작했고 어렸을 적부터 KT와 인연이 있었다. KT는 수원으로 이전하기 전에 부산이 연고지였다. 문성곤은 “저희 아버지가 KT를 다니시다가 명예퇴직을 하셨다. 부산 본가에 가면 지금도 KTF 매직윙스(현 KT 소닉붐)때 사인볼이 있다. 제가 처음 농구를 시작했을 때 금정체육관으로 경기를 보러 가기도 했다. 그런 인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뷔 이래 인삼공사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이적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문성곤은 평소 인삼공사에 애정이 강했다. 그는 “사실 너무 힘들었다. 지금도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도 가지고 있다. (김상식)감독님, 코치님들, (양)희종이 형, (오)세근이 형하고 전화를 했다”면서 “원래는 전화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목소리를 들으면 슬프고 울 것 같았다. 그래도 전화를 해야 할 것 같았다. 희종이 형이랑 할 때는 특히 목이 멨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 문성곤은 손가락 부상을 안고 시즌을 치렀다. 현재 회복 중인 상태다. 문성곤은 “마지막 검진을 했을 때 이제 뼈가 붙지 않는 상태라고 하더라. 병원에서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뼈가 아예 안 붙는 상태다. 이 상태로 적응해야 한다”면서 “이번 시즌에는 손가락을 아예 묶고 뛰었다. 다음 시즌에는 그냥 풀고 뛸까 생각하고 있다. 뼈 안 붙는 것은 상관없을 것 같다. 손가락이 뒤로 안 꺾이니까 통증은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통증 없이 뛰려고 하면 욕심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T행이 확정된 후 송영진 감독은 문성곤에 믿음을 보였다. 송영진 감독이 준비하는 활동량 많은 농구에 제격이라는 평가다. 문성곤은 “이번에 인삼공사에서도 많이 뛰는 농구를 했다. 김승기 감독님 체제에서는 공격에서 많이 안 뛰었어도 수비에서는 굉장히 많이 뛰었다. 두 가지 모두 제가 그동안 많이 배웠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어 “책임감도 있고 부담감도 있다. 높은 금액에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그만큼 가치를 인정해주신 KT에 정말 감사하다. 이제는 제가 그만큼 성적으로 보답을 해야 한다. 당장 내년에 어떻게 하겠다 이런 말을 하기보단 KT는 저와 함께 성장할 팀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함께 그려 나갔으면 좋겠다. (허)훈이랑 (하)윤기랑 처음 맞춰보는 것이 아니다. 훈이랑 윤기가 잘 이끌어가면 저도 뒤에서 잘 밀어주면서 좋은 그림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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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곤은 챔피언 결정전이 끝나고 뒤늦은 휴가를 즐기고 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탈락한 KT는 6월 1일 소집이 예정됐다. 문성곤도 KT 소집일에 인사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성곤은 “송영진 감독님과 통화는 했다. 제가 시즌이 늦게 끝났기 때문에 언제 팀에 합류해야 할지 얘기를 나눴다. KT가 소집하는 날에 일단 모이고 인사하기로 했다. 감독님이 그때 다시 일정을 정하자고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KT는 김영환이 현역 은퇴 후 코치로 옮기면서 주장에 공백이 생겼다. 송영진 감독은 “(문)성곤이에게 주장을 맡길 생각도 있다”고 힘을 실었다. 현실이 되면 문성곤은 이적하자마자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다. 문성곤은 “아직 정식으로 맡은 게 아니라서 크게 생각해보진 않았다. 만약에 주장을 맡겨 주신다면 프로 생활 7년 동안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있다. 희종이 형이라는 롤 모델을 통해 많이 배웠다. 때로는 엄하게 쓴소리도 하고 때로는 친형같이, 친구 같이 잘하는 것을 배웠다. 어렵겠지만 맡겨주신다면 그 위치에서 또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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