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잖아요. 다시 태어나도 저는 이 일을 선택할 거 같아요.”
음원 차트는 가수의 영향력과 인기를 증명하는 바로미터다. 음원 사이트 내 ‘탑(TOP) 100’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가요계에서 차트인은 그 자체로 중요한 홍보 수단이자 음원 수익으로 연결되는 수입 창구다.
대한민국 넘버원 음원 플랫폼 멜론의 IMC(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팀 노다혜 팀장을 만났다. 멜론은 2018년부터 유료 가입자 수만 500만 명을 훌쩍 넘긴 토종 음원 플랫폼이다. 가수들이 컴백 후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도 가장 먼저 멜론의 차트 성적부터 자랑할 정도다.
노 팀장은 고등학생 때부터 ‘광고’의 세계에 매료됐다. 이후 광고제 수상만 30회 이상을 기록, 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이름을 알렸다. ‘호모자취엔스’ 등을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30여 개의 브랜드 광고를 맡아온 그. 수많은 기업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 마케터로 입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노 팀장은 “단발성이 아닌 한 브랜드를 깊게 고민하고 싶었다”라며 “무엇보다 멜론이란 브랜드가 음악 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니 음악이 주는 가치를 깊게 전달하고 싶단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라고 설명한다.
노 팀장과 팀원들은 대중의 음악 세계를 넓히기 위한 다수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독보적인 배포와 집요함, 앞을 내다본 선견지명과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프로젝트의 호반응을 끌어냈다. ‘신년운쏭’, ‘세상의 모든 탑 100’, ‘데이터랩’, ‘성덕 장학금’, ‘수록곡 대전’ 등이 그것. 반응도 놀랍다. 누적 참여 수만 1300만 회 이상, 실시간 트위터에 133회 이상 등극 하며 화제성을 잡는데 성공한다.
노 팀장은 마케터라는 직업에 대해 “브랜드가 가진 고민을 숫자로 증명해 내는 사람들”이란 명쾌한 답을 내놨다. 그는 ”방향성과 고민에 대한 해답을 만들어서 숫자로 증명하는데, 그 과정이 굉장히 역동적이다. 고충이자 매력”이라며 “기획과 계획을 세우지만 시장에 던졌을 때 생각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다. 유저의 반응을 빠르게 캐치하고 섬세하게 수정하고 발전시키는 민첩성이 중요한 업이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한편으로는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들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라고 전했다.
마케터는 20대 청춘에게 선망의 직업으로 불린다. 노 팀장은 “제 친구들에게는 ‘연애 잘하는 사람이 마케팅도 잘한다’고 표현한 적이 있다. 남자친구·여자친구 한 명의 마음을 움직이기 힘들면 대중의 마음을 얻긴 더 힘들지 않겠나”라며 베스트셀러 작가다운 비유를 꺼냈다.
그렇다면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보람은 무엇일까. 노 팀장은 사명감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그는 “저는 진심으로 ‘음악이 그 순간의 가치를 바꾼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출퇴근길과 산책, 운동을 할 때 어떤 음악을 듣느냐에 따라 시간의 가치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그 사람에게 최적의 음악을 알려주고, 감동의 피드백을 받으면 진심으로 보람되더라. 아티스트가 자신의 공식 SNS에 저희 캠페인을 공유하는 경우도 기쁘다. 지금까지 방탄소년단, NCT,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레드벨벳 등이 공유를 했었다”라고 밝혔다.
“멜론은 1등 플랫폼이기 때문에 유저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는데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는 노 팀장. 그런 노 팀장이 추천하고 싶은 노래는 무엇일까. 그는 “저는 요즘 웨터(wetter)의 ‘춤추게 하지마’라는 음악을 가장 많이 듣는다. 이 노래 추천드린다. 들으면 행복해지는 노래다. 최고 좋아하는 노래는 역시 이문세 선생님의 ‘봄바람’. 너무너무 좋다”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음원 사이트에는 하루에도 국내외의 신곡 수십 곡이 등록된다. 이런 부분에서 멜론 차트 탑 100은 K-팝의 격전지로 불리기도 한다.
노 팀장은 ”아이돌 그룹이 컴백할 때마다 해외 팬들이 큰 사랑을 보내주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비단 K-팝 뿐만 아니라 임영웅으로 대변되는 트로트, 인디, 락, 밴드 음악 등 K-뮤직이 해외에서 사랑을 받는 중이다. 우리나라 음악의 퀄리티가 정말 높다. 해외팬들 역시 이 부분을 칭찬하는데, 한국의 음악이 정말 많이 성장했구나를 느낀다”고 짚었다.
“한 사람의 음악관이 넓어지면, 음악 산업까지 건강해진다고 생각해요. 그 부분에서 제가 해야할 일은 다양성, 전문성, 차별화를 통해 넓고 깊은 음악을 듣는데 도움을 드리는 거죠. 양질의 서비스, 콘텐츠 오퍼링(개인화된 컨텐츠 추천), 마케팅 삼박자가 그래서 중요합니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kimdh@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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