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의 영양학적 비밀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비디오 게임계의 영원한 마스코트 ‘슈퍼 마리오’가 3D 애니메이션 영화로 극장가 스크린에 입성했다.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캐릭터의 영화화인 만큼 개봉 2주차 만에 150만명에 가까운 관객들을 동원하며 그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뉴욕 브루클린의 배관공 마리오는 우연히 피치 공주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다. 그러나 버섯왕국은 대마왕 쿠파 군단의 침공을 앞두고 있는 풍전등화의 상황. 마리오는 피치 공주를 알현하고 엉겁결에 쿠파로부터 버섯왕국을 지키기 위한 여정에 합류한다.

슈퍼 마리오 게임 시리즈를 즐기며 성장한 세대로서 어린 시절 추억들을 세대를 넘어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였다. 한 가지 예로 ‘슈퍼 버섯’을 들 수 있다. 마리오 게임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마리오의 트레이드 마크가 그를 강화시켜주는 슈퍼 버섯이란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게임 내에서 슈퍼 버섯은 마리오의 체력을 늘려주거나 다양한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데, 해당 요소는 영화에서도 동일하게 채용됐다. 버섯을 먹은 마리오는 초인적인 신체 능력을 얻게 되고 이를 통해 악당들을 물리쳐 나간다.

하지만 왜 꼭 버섯이어야 했을까. 정확한 이유는 제작자만이 알겠지만 한의사로서 나름대로 합당한 이유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한의학에서 버섯은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거나 체력을 보하는 한약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이는 비싼 상황버섯이나 영지버섯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음식에도 즐겨 넣어먹는 느타리버섯이나 표고버섯 등 흔한 버섯들도 각자 한의학적 성질과 효능이 있다. 다양한 버섯이 지닌 효능들 가운데서 공통점을 찾자면 면역력을 키우고 혈류, 소화 등 체내 순환을 촉진시킨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영양학적으로도 버섯은 저열량 식품으로 식이섬유와 단백질,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다양한 항생물질도 함유돼 암과 성인병 예방에도 좋아 병원 환자식이나 노인 건강식으로 널리 쓰인다. 영화 속 버섯의 역할이 그저 재미만을 위한 판타지 요소는 아닌 것이다. 조선시대 최장수 임금인 영조는 송이버섯 음식을 가장 좋아했다고 하며 나폴레옹은 버섯요리가 식탁에 없으면 짜증을 내기 일쑤였다고 한다.

사실 일부 버섯들은 특유의 향이 강해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성인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극 중 마리오도 처음에는 버섯을 싫어한다며 먹기를 거부했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자연스럽게 버섯과 친해진다. 적응이 어렵더라도 마냥 피하지만 말고 건강을 위해서 버섯들을 가까이 두고 즐겨보자. 직장인들의 아침 필수품인 커피도 누구나 처음 마셨을 때는 쓴맛만 느껴지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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