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염좌에 효과적인 침 치료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전 세계 관객들을 매료시켰던 배우 장국영의 추모 20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인 ‘해피 투게더’가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극장가에 돌아왔다. 홍콩의 거장 양가위 감독을 전 세계에 알린 명작인 만큼 재개봉 당일부터 박스오피스 4위에 진입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해피 투게더는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는 ‘보영(장국영 분)’과 ‘아휘(양조위 분)’의 슬프고 매혹적인 러브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두 사람은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의 이과수 폭포를 찾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여행을 떠나지만 사소한 다툼 끝에 이별을 결심하게 된다.

하지만 아휘는 현지에서 우연히 보영을 마주치게 되고 다시 요동치는 감정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한다. 혼란스러운 것은 보영도 마찬가지. 어디선가 크게 다투고 피투성이가 된 그는 아휘를 껴안으며 흐느낀다. 물론 이별과 다툼은 모든 연인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하지만 홍콩으로 돌아갈 여비조차 없어 타지에서 난항을 겪고 있었던 보영과 아휘에게는 이별이 더욱 크게 다가왔던 것으로 보인다.

보영은 심한 상처 탓에 두 손을 모두 붕대로 감은 채 아휘의 집에서 간호를 받게 된다. 극 중 보영의 손에 감긴 붕대는 영화의 실질적 주인공인 아휘의 입장에서는 시한부 사랑을 의미한다. 보영이 붕대를 감고 있는 한 아휘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고, 이는 함께 있을 수 있는 핑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둘의 행복한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았던 것으로 봤을 때 보영의 부상이 골절보다는 손가락에 생긴 염좌가 아니었나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다. 방황하는 두 연인의 갈등을 보면서도 무의식적으로 건강을 진단하고 있었다니 나도 모르게 영화를 보던 도중 웃음이 나왔다. 이후 두 사람은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기도, 서로를 의심하기도 하며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처럼 영화에는 방황하는 연인의 모습들이 자세하게 묘사된다.

문제는 손 부상으로 아휘에게 간호를 받았던 보영을 통해 알 수 있듯 손은 신체 중에서도 가장 약한 부위라는 데 있다. 손은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50여 개가 넘는 뼈와 근육으로 매우 복잡하게 설계돼 있다. 이로 인해 손가락 염좌와 같은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 과도한 충격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손가락 염좌는 관절을 이어주는 인대 조직이나 주변 근육이 손상돼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삐었다’고 표현하는 증상으로 관절 주변이 부어오르거나 멍이 들기도 한다. 염좌의 경우 살짝 삐끗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해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통증이 주변 인대까지 퍼지면 만성 염좌로 이어질 수 있다. 조기에 전문적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손가락 염좌에 효과적인 한방 치료법 중 하나로는 침치료가 있다. 침을 놓아 손상 부위의 혈액순환을 촉진하면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뻣뻣하게 경직된 손가락 근육과 인대를 부드럽게 이완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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