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이제는 ‘왕조’ 맞습니다

사진=KOVO 제공

 마침내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 현대캐피탈과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승리하며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짜릿한 3연승으로 챔프전 우승을 확정했다. 통산 4번째다. 보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 2020~202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3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정상에 오른 삼성화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통합 3연패다. 지난해 열린 KOVO컵 대회서도 우승했던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챔프전을 더해 창단 첫 트레블을 기록했다. 2009~2010시즌 삼성화재 이후 남자부 역대 두 번째다. 굳건한 왕조를 구축했다.

 

◆모두의 힘으로

 

 코트 위 모든 선수가 제 몫을 다했다. 부족한 부분은 서로 채워주며 틈을 메웠다. 베테랑 세터 한선수가 경기를 이끌었다. 상대 블로커들과의 수 싸움에서 노련미를 뽐냈다. 영리한 세트로 득점을 도왔다. 리시브가 흔들려도 빠르게 뛰어가 안정적으로 공을 연결했다. 1차전서 블로킹 2개, 서브 2개 포함 6득점, 디그 6개로 힘을 보탰다. 2차전서도 1득점, 디그 4개를 더했다. 3차전서는 블로킹 2개, 서브 1개로 3득점을 올렸다.

 

 아포짓 스파이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공격에 앞장섰다. 1차전서 블로킹 2개, 서브 1개 포함 28득점(공격성공률 46.3%), 2차전서 서브 3개, 블로킹 1개를 묶어 24득점(공격성공률 48.78%), 3차전서 블로킹 2개를 얹어 34득점(공격성공률 65.31%)을 터트렸다. 매 경기 팀 내 최다 득점을 선보였다.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 곽승석이 지원사격했다. 수많은 서브 목적타를 받아내면서도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정지석은 서브로도 코트를 뒤흔들었다. 3경기서 총 42득점(공격성공률 41.33%), 서브에이스 6개, 리시브 효율 43.06%를 올렸다. 곽승석은 승부처마다 알토란같은 득점을 쌓았다. 총 34득점(공격성공률 46.15%), 리시브 효율 39.19%를 만들었다. 미들블로커 조재영, 김규민은 중앙을 지켰다. 리베로는 오은렬과 정성민이 책임졌다.

 

◆하나의 믿음으로

 

 통합 챔피언으로 막을 내릴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챔프전 3차전서도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선수단은 “믿음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모두가 쉽지 않을 것이라 했고 우리도 그렇게 예상했다. 정말 힘들었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싸워줬다. 말도 안 되는, 환상적인 마무리를 보여줬다.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수들에게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그렇게 밀어붙였다”며 “마지막 공이 코트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늘 기회가 있다고 믿었다. 그런 마음으로 임했다”고 돌아봤다.

 

 대업을 이룬 선수들에게는 “‘축하한다’는 한마디만 하겠다. 시즌 내내 너무 많은 말을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 팀 선수가 22명이다. 한 명, 한 명의 땀방울이 있었기에, 모두가 더 열심히 하려 했기에 값진 우승 메달을 얻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와 함께하는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더 성장한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주장 겸 주전 세터 한선수는 챔프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한선수는 “선수들을 믿었다. 할 수 있다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저 믿으려 했다”며 “선수들 모두 같은 마음으로 뛴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시즌 V리그 최초 통합 4연패를 이루고 싶다. 욕심내보겠다”고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천안=최원영 기자 yeong@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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