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날씨에 눈에 띄는 하지정맥류… 과잉치료 유의해야

“밤마다 다리가 무겁고 저려서 좀 불편했는데 최근에는 울퉁불퉁한 혈관도 눈에 띄어요.”

 

직장인 이모 씨(32, 서울 송파구)는 매일 밤 종아리를 주무르다 잠이 든다. 낮보다는 하루 일과를 끝낸 뒤에는 유독 다리가 무겁고 붓는 느낌이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옷차림이 가벼워지자 종아리에 도드라진 혈관까지 눈에 띄었다. 병원을 찾아 도플러초음파 검사를 받아 보니 ‘하지정맥류’였다.

 

◆정맥류 질환 증가…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지만 잠복성도 있어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의 ‘판막’이라는 기관이 손상돼 심장 방향의 혈류가 역류하면서 갖가지 증상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다리피로감, 무거운 느낌, 하지부종, 저리는 증상 등을 겪을 수 있다. 증상이 악화될 경우 자다가 근육 경련이 나타나 고통 받기도 한다.

 

흔히 하지정맥류는 ‘종아리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는 하지정맥류의 특징적인 증상 중 하나일 뿐,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는 ‘잠복성’인 경우도 적잖다. 따라서 겉으로 티가 나지 않더라도 오래 한 자리에 서서 일하거나, 가족 중 정맥류 병력이 있거나, 출산 후 여성 등에서 하지정맥류 증상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초음파검사를 통해 정맥류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지정맥류 기본검사는 초음파, 과잉치료 유의해야

 

하지정맥류는 혈액의 방향, 속도, 역류 상태 등을 파악하는 도플러 초음파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본 검사 없이 하지정맥류를 진단 받고 치료를 하는 것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최근 실손보험 청구 시에도 기초 자료 외에 초음파검사 판독지, 초음파 영상 등을 추가 제출하는 등 조건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정맥류로 최종 진단받은 경우, 적용 가능한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김건우 민트병원 정맥류센터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은 “초기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및 정맥순환개선제 복용 등으로 증상을 관리한다”며 “다만 증상이 심하거나 진행도가 중기 이상이라면 고장난 혈관으로 더는 혈액이 흐르지 않도록 막아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에는 혈관을 뽑아내는 외과수술이 주로 시행됐지만 최근에는 대부분 최소침습 치료로 대체되었다. 치료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회복도 빠르기 때문이다. 혈관 안으로 직접 접근해 높은 온도로 혈관을 태워 폐쇄하거나(레이저 및 고주파 열 폐쇄술), 생체접착제로 혈관을 막거나(베나실), 경화제로 혈관을 굳히는(클라리베인)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돼 있다.

 

김 센터장은 “특정 치료법이 좋다기 보다는 환자 개개인의 나이, 직업, 증상, 알레르기 유무, 치료 혈관 개수 등을 잘 따져서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료 후에도 운동 필수… 달리기·웨이트 트레이닝은 ‘비추천’

 

하지정맥류 치료 전후에는 규칙적인 운동이 도움이 된다. 김건우 센터장이 추천하는 운동은 수영·아쿠아로빅 등 수중 운동과 걷기다. 중력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도록 도와주는 적당한 움직임이 동반된 운동이 좋다.

 

더불어 다리에 힘이 많이 실리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달리기를 기반으로 하는 운동과 중량을 높여 시행하는 근력운동을 꼽을 수 있다. 김 센터장은 “웨이트 트레이닝, 스쿼트와 같은 무리한 하체 근력운동은 다리에 정맥혈이 고여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 후 운동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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