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완충한 배구여제의 노련한 운영, 흥국생명은 든든하다

김연경이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정규 시즌 1위가 가진 메리트를 100% 살렸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29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3-1(27-25, 25-12, 23-25, 25-18)로 승리했다. 1차전 승리시 챔프전 우승 확률 56.25%(9/16)를 잡았다.

 

이날 백미는 ‘배구여제’ 김연경의 노련한 운영이었다. 상대 김종민 감독은 1차전을 앞두고 변칙 포메이션을 꺼내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을 김연경 앞에 세워 높이로써 그의 공격력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견제를 이겨낼 힘과 승부의 핵심을 꿰뚫는 유연함까지 겸비한 선수였다.

 

1세트부터 감이 좋았다. 17-19로 밀리던 상황에서 김연경은 캣벨을 뚫는 대각 스파이크와 블로킹을 엮어 팀의 3연속 득점을 견인했다. 듀스로 팽팽히 맞선 26-25에서는 전매특허 앵글샷으로 승부를 결정지으며 포효했다.

 

2세트는 서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첫 서버로 나서 상대 약점을 파는 목적타 서브로 리시브를 흔들었다.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세팅이 안 된 상대의 단순한 공격을 팀의 견고한 블로킹과 디그로 막아세워 무려 7-0 리드를 잡았다. 여유 있게 격차를 벌린 흥국생명은 13점 차 대승에 성공했다. 김연경은 초석을 깔아둔 후 무리하지 않고 힘을 비축했다.

 

흥국생명 선수단이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서로를 다독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3세트는 블로킹과 서브가 살아난 도로공사에 일격을 맞긴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4세트에 아껴놨던 파워를 풀었다. 1-0에서 홀로 5연속 득점을 책임졌다. 때리는 족족 도로공사의 수비를 뚫었다. 그 덕에 흥국생명은 2세트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풀었다. 김연경은 이후에도 연신 점수를 쌓아 4세트에만 11점을 챙겼다. 김연경의 최종 26득점 활약 속에 흥국생명이 1차전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김연경은 지난 15일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된 후 2주를 풀로 쉬었다. 이날 완벽한 충전 후 모습을 드러내 가벼운 발놀림과 심리적 여유가 느껴지는 플레이로 화답했다. 때로는 동료들을 살리는 조력자가 됐다가 중요한 순간에는 다시 해결사로 떠올랐다. 치고 빠질 때를 완벽하게 캐치했다. 김연경의 지휘 속에 마크가 느슨해진 옐레나(32점)나 김미연(14점)도 맘껏 뛰어놀 수 있었다.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릴 챔프전 2차전에서 연승을 겨냥한다. 1~2차전을 내리 따낸다면 흥국생명의 우승 확률은 100%(8/8)까지 치솟는다.

 

인천=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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