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주목하지 않아도…인삼공사는 진짜였다

사진=KBL 제공

“너무 힘들었는데, 우승으로 보답 받네요.”

 

마침내 ‘우승’이라는 두 글자를 실현시켰다. KGC인삼공사가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주인공이 됐다. 바짝 뒤를 쫓던 LG가 26일 SK에게 패하면서 마지막 남은 매직넘버 1이 지워졌다.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위를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신이 난 인삼공사는 곧이어 열린 DB전서 우승의 기쁨을 맘껏 즐겼다. 양희종의 은퇴식까지 곁들어져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팬들의 뜨거운 함성 속에서 76-71 승리로 자축했다. 오세근은 “써 놓은 각본이 있었는데 중간에 수정을 좀 했다. 모두가 정말 고생 많았다”고 활짝 웃었다.

 

◆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우승 후보

 

지난해 10월 열린 KBL 개막 미디어데이. 많은 이들이 주목한 우승 후보는 통신사 라이벌 SK와 KT였다. 각각 6표, 5표를 얻었다. 인삼공사를 꼽은 팀은 없었다. 비시즌 많은 변화를 겪은 까닭이다. 오랫동안 인삼공사를 이끌었던 김승기 감독이 떠났다. 간판 슈퍼 전성현과 함께 신생팀 캐롯으로 이적했다. 기본적으로 뎁스가 두껍다고는 하나, 여파가 클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시즌 전 열린 컵대회에서도 4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날아오르기 위한 움츠림의 시간이었을까.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인삼공사는 달리기 시작했다. 개막 4연승을 신고하며 순조롭게 포문을 열더니 시즌 내내 단 한 번도 순위표 맨 윗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KBL리그 역대 3번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이다. 2011~2012시즌 동부(DB 전신), 2018~2019시즌 현대모비스의 뒤를 이었다. 이달 초 진행된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에서도 당당히 초대 우승팀에 등극했다. 그것도 3전 전승으로 일군 완벽한 우승이었다.

 

◆ 모두의 힘이 합쳐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새롭게 지휘봉을 든 국가대표 사령탑 출신 김상식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오세근, 양희종 등 베테랑들의 노련미는 물론 수비의 핵심 문성곤, 새로 영입한 배병준과 렌즈 아반도의 활약 또한 인상적이었다. 지난 시즌에 이어 변함없이 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은 외인 듀오 오마리 스펠맨과 대릴 먼로도 마찬가지. 특히 스펠맨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공격력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경기 당 평균 19.9점을 책임지며 자밀 워니(SK·24.3점)에 이어 전체 2위에 올랐다.

 

또 하나, 변준형의 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2순위로 인삼공사 품에 안긴 이번 시즌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53경기서 평균 30분 가까이 뛰며 14.1득점 2.7리바운드 5.0어시스트 등을 마크했다. 주특기인 돌파와 화려한 드리블 등은 기본, 경기 운영 능력까지 만개하면서 정상급 가드로 발돋움했다. 본인의 해결능력뿐 아니라 동료들을 살려주는 플레이에도 눈을 떴다는 평가다.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영광도 누렸다.

 

사진=KBL 제공

 

◆ 마지막까지, 완벽한 우승을 꿈꾼다

 

끝이 아니다. 멈추지 않는다. 챔피언 자리를 바라본다. 정규리그 1위로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한 인삼공사는 2020~2021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왕좌를 탈환하고자 한다. 1997년 출범한(당시 SBS) 인삼공사는 통산 세 차례 챔피언 트로피를 품은 바 있다. 2011~2012시즌 첫 우승을 맛봤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PO에 올라 챔프전을 제패했다. 2016~2017시즌엔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뤘다. 6년 만에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한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 

 

안양=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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