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들보’ 김한별의 이탈, 버티지 못한 BNK 잇몸

잇몸으로 버티기엔 우리은행은 너무 강력한 상대였다.

 

여자프로농구 BNK는 23일 오후 7시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67-84로 패했다.

 

지난 1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1차전을 56-62로 내준 데 이어 연달아 2경기를 패한 BNK는 이제 벼랑 끝에 섰다. 한 경기도 지면 안 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안방인 부산으로 향한다.

 

BNK는 이날 1차전 미흡점을 잘 보완하고 경기에 임했다. 지난 경기에서 1쿼터를 22-22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2쿼터에 무너졌다. 공격이 좀처럼 풀리지 않았고 야투율이 12.5%(2/16), 처참한 수준으로 추락했다. 쿼터 득점 4-20으로 밀리며 흐름을 빼앗겼다.

 

이 부진이 끝까지 발목을 잡았다. 4쿼터 맹추격(14-6)에도 승리에 도달하지 못했다. 2차전을 앞둔 박정은 감독은 당시의 원인을 “상대의 경험에 밀려 선수들의 긴장도가 컸다”고 설명하며 “그래도 (4쿼터에) 상대를 어떻게 괴롭힐지 느꼈다는 게 고무적이다”고 말했다.

 

BNK 선수단은 학습한 그 방법을 전반에 잘 보여줬다. 안혜지의 조율 속에 선수들이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1쿼터에 이소희가 3점 2방을 꽂았고 진안도 골밑에서 활약해 20-20으로 맞섰다. 2쿼터에는 벤치 멤버 김시온이 6득점 활약을 펼쳐 상대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계속했다. 확실히 정신 무장이 된 모습이었다.

이때 대형 악재가 터졌다. BNK 골밑을 지키는 ‘대들보’ 김한별이 쓰러졌다. 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김한별이 상대 3명에 둘러싸여 볼 경합을 펼쳤다. 그때 김단비의 발에 걸려 왼쪽 발목을 삐끗했다. 코트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한 그는 한엄지와 교체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자 BNK의 힘이 쭉 빠졌다. 페인트존 수비가 헐거워지며 박지현에게 연달아 골밑슛을 허용해 35-39로 쿼터를 마쳤다. 전반에 나온 가장 큰 점수 차이였다.

 

김한별은 하프타임 슈팅 연습에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후반 시작 휘슬이 울렸지만 동료들을 밖에서 지켜봐야만 했다. 대들보가 빠진 파급력은 컸다. 우리은행은 3쿼터 3점 두방을 더해 12점을 올린 박지현을 위시해 66-48, 18점 차이로 멀찍이 달아났다. 팽팽한 전반은 온데간데 없었다.

 

BNK의 잇몸은 김한별 만큼 튼튼하지 못했다. 결국 4쿼터도 반전을 만들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제 한 경기만 내주면 시즌이 끝나는 상황에 김한별의 부재까지 겹치고 말았다. 설령 그가 통증을 견디고 3차전에 출전한다 해도 몸 상태가 온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BNK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아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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