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 말하는 대로…최준용 “18번 징크스, 깨보겠습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18번 징크스, 제가 한 번 깨보겠습니다.”

 

우완 투수 최준용(22·롯데)은 목표 지향적 성향이 강하다. 확실한 방향성을 세우고 이를 향해 나아갈 때 더 뜨겁게 타오르는 스타일이다. 때로는 어려운 길도 마다하지 않는다. 스스로 더 힘들어진다 해도 그 과정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성공도, 실패도 맛봤다. 2023시즌, 최준용은 달라지고자 한다. 바뀐 등번호 18번이 각오를 말해준다.

 

◆ 56번→18번, 과감한 변화

 

최준용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새 번호를 달았다. 기존의 56번과 작별하고 18번을 품었다. 고민이 많았다. 56번은 롯데 입단 후 처음으로 달았던 번호다. 크고 작은 추억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심지어 롯데에서 18번은 유쾌한 기억과 거리가 멀다. ‘국보급 투수’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의 등번호로 유명하지만 이상하게 롯데 투수들에겐 좋은 기운을 불어주지 못했다. 유독 이 번호를 달았을 때 부상·부진이 많았던 까닭이다. 박세웅, 이인복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면 돌파하고자 한다. 최준용은 “안 좋은 징크스를 꼭 깨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기부여로 삼겠다는 각오다. 비슷한 경험도 있다. 대천중학교 3학년 때였다. 대부분의 에이스들이 1번 혹은 11번을 다는 것과 달리, 최준용은 28번을 달았다. 당시 학교에선 다소 멀리하고자 했던 번호였다. 최준용은 “과거 28번을 달았던 선배들이 잘 못하거나 부상을 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번 깨보고 싶은 마음에 도전했고, 그 이후 후배들도 많이 달게 됐다”고 웃었다.

 

◆ 안 되면 되게 하라, 확실한 동기부여

 

자기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채찍질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아쉬움이 컸다. 68경기, 7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3승4패 14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4.06의 성적을 남겼다. 확실한 셋업맨으로 자리매김했던 2021시즌(44경기 4승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2.85)과 비교하면 기복이 다소 있었다. 다양한 상황서 등판하는 일이 많았다. 정교한 컨트롤을 앞세워 삼진 개수를 대폭 늘렸지만(2021년 45개→2022년 80개) 시즌 중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등번호 18번은 마음가짐을 다잡는 하나의 장치다. 지난해 최준용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동기부여를 안고 출발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하게 1년 연기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동력이 흔들렸다. 최준용은 “아시안게임이 연기되고 나태해진 것 같다”고 냉철하게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도 아시안게임이 있지만 그것 외에도 18번 징크스를 깨겠다는, 나만의 동기부여가 있지 않는가.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임하고자 한다. 정말 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 말하는 대로, 구체적인 목표 설정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고 믿는다. 최준용은 “데뷔 2년차까지는 세세한 목표들을 세웠다. 3년차였던 2022년엔 1년 풀타임을 바라봤는데, 정말 그것만 달성했다”고 멋쩍어했다. 이어 “올해는 더 구체적으로 세워봤다. 60이닝 이상 던지면서 홀드 30개 이상, 평균자책점 2점대를 기록하고 싶다”고 말했다. 더 큰 그림도 있다. 아시안게임 그리고 한국시리즈(KS) 무대다. 최준용은 “감독님이나 코치님 모두 ‘무조건 1등을 바라보라’고 하신다.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최준용은 2023시즌 시범경기서 역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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