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자 자부심”…김광현은 태극마크, 그 자체였다

사진=뉴시스

 

“국가대표는 꿈이자 자부심이었다.”

 

대한민국 ‘에이스’ 김광현(35·SSG)이 태극마크를 내려놓는다. 1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국가대표 은퇴 소식을 전했다. “지금까지 국가대표 김광현을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뗀 뒤 “내게 국가대표란 꿈이었고 자부심이었다. 대표팀에서 뛰면서 많이 성장하고 많이 배웠다. 성적을 안 좋을 때도 있었지만 실망하지 않고 더 강해질 수 있었다. 이젠 후배들에게 넘겨줘야할 것 같다”고 전했다.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던 역대 모습들도 게재했다.

 

대표팀 역사를 함께했다. 2005년 청소년 국가대표부터 시작했다.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것은2008년 3월 열린 베이징올림픽이다. 만 스무 살이던 김광현은 당시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선 8이닝 6피안타 2실점(1자책) 괴물투를 선보였다. 한국 야구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 중 하나다. 이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5년·2019년 프리미어12 등에 출격했다. 나라가 부르면 언제든 가장 먼저 달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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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3 WBC’에서도 김광현은 태극마크를 달았다. 어느덧 만 34세. “아직도 김광현이냐”며 일부 비아냥거림 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여전히 가장 믿음직한 카드였다. 10일 한일전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 진행된 호주전서 불펜대기를 하는 등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2회까지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다만, 3회부터 흔들리며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김광현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고 분통하다”고 심정을 전했다.

 

발자취 또한 선명하다.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성인 국제대회를 기준으로 한국 대표팀 최다 이닝, 최다승 타이기록을 보유 중이다. 7개 대회에 출전해 17경기 59⅔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3.92 등을 작성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은 벗지만 야구선수 김광현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김광현은 “이제는 SSG의 투수 김광현으로서 언제나 그랬듯 경기를 즐길 줄 아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을 던지는 선수로 돌아가려 한다. 다시 한 번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맺었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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