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죽음의 조’ 5팀 2승2패 동률… 바늘구멍 뚫은 쿠바·이탈리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이탈리아 대표팀. 사진=AP/뉴시스

강팀도, 약팀도 없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일정이 12일 열린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맞대결을 끝으로 마무리 됐다.

 

뚜껑을 열어본 A조는 소위 ‘황금 밸런스’로 불려도 손색 없었다. 대만, 쿠바, 이탈리아, 네덜란드, 파나마가 사이좋게 2승2패를 나눠가지며 동률을 이루는 물고 물리는 싸움이 펼쳐졌다.

 

당초 아마야구 강국 쿠바와 WBC 2라운드 단골이었던 네덜란드의 강세가 예상됐다. ‘아시아의 복병’ 대만 정도가 변수로 예측됐지만 베일을 벗은 이탈리아와 파나마의 전력도 만만치 않으면서 A조가 혼전에 빠졌다.

 

쿠바의 초반 부진이 시발점이었다. 쿠바는 대회 개막전서 네덜란드에 2-4로 패하고 이탈리아전까지 3-6으로 내줘 2연패로 출발했다. 이후 전열을 정비하고 파나마를 잡아낸 쿠바는 12일 최종 대만전을 7-1 대승으로 장식해 불씨를 살렸다. 이미 그 시점에서 대만, 파나마, 대만이 2승2패로 동률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공식 홈페이지 캡처

1승 2패의 이탈리아와 2승1패의 네덜란드가 A조의 운명이 걸린 마지막 경기에 나섰다. 패하면 탈락하는 이탈리아가 기적을 썼다. 3회초 선취점을 내줬지만 4회말 6점짜리 빅이닝으로 전세를 역전시켰다. 최종 7-1 승리를 빚어낸 이탈리아는 짜릿한 막판 뒤집기로 단숨에 8강 진출까지 일구게 됐다.

 

이번 WBC는 1라운드 승패 동률시 승자승, 최소 실점률, 최소 자책점률, 팀 타율 순으로 겨뤄 순위를 산정한다. 승자승이 의미가 없어진 가운데 실점을 수비 아웃카운트로 나누는 실점률로 운명이 갈렸다.

 

0.139(15실점 108아웃)로 가장 낮은 쿠바가 1위로 올라섰다. 이어 이탈리아가 0.157(17실점 108아웃)로 기적 같이 2위로 등극했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를 만나기 전 0.153에 불과했으나 7실점과 함께 0.186(19실점 102이닝)까지 수치가 치솟고 말았다.

 

3점만 덜 주거나 상대 실점을 늘리면서 졌다면 실점률에서 이탈리아를 넘어 2위가 가능했다. 그만큼 유리했던 네덜란드지만 대패와 함께 탈락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06년 초대 대회 이후 첫 1라운드 탈락이다. 한편 파나마는 0.200(21실점 105아웃), 대만은 0.295(31실점 105아웃)의 실점률로 4·5위에 그쳐 대회를 마쳤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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