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운동, 허리디스크 유발 주의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의 은퇴 후 삶을 각색해 풀어낸 영화 ‘카운트’가 지난달 개봉했다. 주인공 역을 맡은 진선규 배우는 데뷔 19년 만에 스크린에서 첫 단독 주연을 차지하며 팬들의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카운트는 서울 올림픽 복싱 결승전에서 홈 필드 어드밴티지로 판정승을 거두며 구설수에 올랐던 박시헌이 제자들과 주변 가족을 통해 상처를 씻어내고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된 ‘시헌(진선규 분)’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어느 날 그는 뛰어난 복싱 실력을 갖춘 학생 ‘윤우(성유빈 분)’가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것을 알게 된 후 교내에 제대로 된 복싱부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아내 ‘일선(오나라 분)’과 ‘교장(고창석 분)’의 만류에도 윤우를 필두로 다섯 명의 제자를 받아 복싱부를 창단한다.

 

복싱부 창단 후 고집불통 스승인 시헌과 오합지졸 제자들은 타이어를 어깨에 매고 달리는 등 지옥 훈련에 돌입한다. 대회에 참가해 결승에 오른 윤우는 다시 한 번 불공정한 심판 탓에 2등에 머물고 만다. 하지만 이런 시련에도 시헌의 복싱부는 포기하지 않고 다음 대회 훈련에 몰두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의료진의 입장에서 극 중 등장인물들이 지옥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촬영 이후 배우들의 건강이 걱정됐다. 물론 충분한 준비를 마치고 촬영에 나섰겠지만 일반인들은 급작스럽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과한 운동을 하게 되면 근육과 인대에 무리가 가 통증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쉽게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처럼 평균 10kg에 달하는 타이어를 목이나 어깨, 허리춤에 매고 달리는 것은 실제 많은 운동선수들이 실시하는 훈련법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척추 및 관절에 악영향을 끼쳐 여러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할 경우 디스크(추간판)가 손상 및 탈출 돼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를 발생시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허리 통증 및 허리디스크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추나요법,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의통합치료를 실시한다. 먼저 추나요법을 시행해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밀고 당겨 비뚤어진 척추를 바로잡아 통증을 완화한다. 이어 침 치료를 통해 뭉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허리 통증이 심한 경우 약침을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해소한다. 여기에 환자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는 한약을 처방해 근육과 인대의 강화를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인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BMC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의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505명 중 약 96%(486명)는 디스크가 흡수돼 몸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탈출의 정도가 심할수록 디스크가 흡수될 확률도 더 높게 나타났다. 운동 능력의 저하를 우려해 외과적 수술을 꺼리는 운동선수들에게 한의통합치료는 효과적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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