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 간 걸까. 열풍은 온데간데 없다. 트로트를 대세로 이끌었던 경연 프로그램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대세를 이끌었던 ‘미스터 트롯2’와 신흥 주자 ‘불타는 트롯맨’ 모두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TV조선 ‘미스터 트롯2’는 지난 16일 방송에서 20.5%, 9일 방송에서는 18.8%로 첫 방송(20.2%) 이래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MBN ‘불타는 트롯맨’도 마찬가지다. 지난 14일 15.2%로 상승했지만 20%를 넘기지 못하며 TV조선과의 싸움에서 밀렸다. 해당 프로그램은 앞서 ‘미스·미스터 트롯’의 연출을 맡았던 서혜진 PD가 MBN으로 이직하면서 만들었다. 또다시 비슷한 콘셉트로 트로트를 꺼내들면서 진부하다는 평과 마주했다.
그렇다면 트로트의 위기일까. 아니면 경연 방송의 위기일까. 경연 프로그램의 대부격인 엠넷의 사례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장르를 불문한 대국민 경연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및 아이돌 특화 경연 프로그램이었던 ‘프로듀스 101’의 케이스에는 공동적인 특징이 있다. 두 번째 시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결국 경연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들은 시즌 2 정도까지는 아직 뜨지 않은 스타성 있는 가수들이 대거 몰리며 화제성면에서 뛰어날 수밖에 없다”며 “방송가에서는 이제 기존 트로트 신예들보다 출중한 가수는 찾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모 프로그램은 제2의 임영웅, 김호중을 찾는 데 애를 먹었고 방송 전부터 고배를 마실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은 트로트에만 몰입하지 않는 것도 특징. 기존 경연 프로그램으로 뜬 가수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발라드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며 ‘트로트 가수’라는 수식어를 내려놨다. 중장년층이 주로 마니아로 포진된 트로트에 한정하기보다는 젊은층까지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물론 방송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은 신예 입문의 장이다. 트로트 가수는 타 가수에 비해 등용문이 좁은 게 사실이다. 과거 ‘미스·미스터 트롯’ 이전에도 장윤정, 홍진영 등의 성공 사례가 있었지만 이들은 ‘개천에 용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인내심은 한계가 있다. 시청률 장사인 방송사가 계속 붙잡고 있을 리 만무하다. 이후 경연 프로그램에서 획기적인 콘셉트로 반향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트로트 부흥기 역시 내리막길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