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세라핌, 4세대 걸그룹 ‘첫 日 흥행’의 의미 [SW뮤직]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김채원·사쿠라·허윤진·카즈하·홍은채)이 일본 음악 시장에 새로운 불씨를 틔웠다.

 

 지난달 25일 발매된 르세라핌의 일본 데뷔 싱글 ‘피어리스(FEARLESS)’가 역대 K팝 걸그룹의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오리콘 차트 4개 부문 1위, 빌보드 재팬 최신 차트(2월 15일 자) 기준 누적 판매량 41만장 돌파, K팝 걸그룹의 일본 데뷔 음반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간의 음반 판매량) 1위, 모두 현지 데뷔 3주 만에 거둔 성과다.

 

 르세라핌은 2020년대 들어 일본 시장에서 이전 세대의 기록을 뛰어넘은 유일한 팀이다. 현지 걸그룹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K팝 2, 3세대에 비해 일본 시장 내 4세대 걸그룹의 성적은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일본인 멤버를 앞세운 케플러,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아이즈원 출신 멤버들이 속해있는 아이브 모두 초동 6만여장에 미칠 만큼 진입 장벽이 높았다. 4세대 걸그룹의 경우 이는 더 뚜렷히 드러났다. 한국은 물론 미국까지 영향력을 뻗친 K팝, 그리고 지난해 특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4세대 걸그룹이지만 유독 일본 시장에서만은 고전했다.

 현재 일본 시장은 K팝 2, 3세대가 이끌었던 ‘한류’ 시절과 다른 분위기다. 밀리언셀러 노기자카46, JYP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니쥬 등 현지 걸그룹만으로 시장은 포화 상태다. 게다가 소녀시대, 카라,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이전 세대 걸그룹의 굳건한 영향력이 지속하고 있다. 새로 등장한 4세대 걸그룹이 파고들 틈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구조다.

 

 지난해 일본 메신저 라인이 조사한 ‘여자 아이돌 인기 랭킹 2022’에 따르면, ‘톱 10’ 중 9팀이 2016년 이전 데뷔한 그룹이다. 단편적인 조사 결과에서도 앞선 세대 아이돌에 대한 일본 팬덤의 충성도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러한 ‘고인물’들의 활약 속에 르세라핌이 새로운 불씨를 지폈다. 이들은 4세대 K팝 걸그룹간의 ‘수평 경쟁’에서도, 현지 아티스트와 2, 3세대 K팝 선배들과의 ‘수직 경쟁’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내며 우위에 섰다.

 

 르세라핌이 일으킨 대규모 지각변동에 현지의 이목이 쏠린 건 당연하다. 일본 데뷔 싱글은 발매 첫 주 성적으로 오리콘 차트를 휩쓸었고, 2주 차에도 뜨거운 인기를 과시하며 차트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흘 연속 일간 랭킹 정상을 밟은 데 이어 한국에서 발매한 음반의 타이틀곡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 ‘피어리스(FEARLESS)’ 또한 일본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덩달아 차트를 역주행했다. 

 

 이는 현지의 관심도가 신곡을 넘어서 팀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일본 데뷔와 동시에 반향을 일으킨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쏘스뮤직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