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반전·충격·…‘트롤리’에 몰아친 폭풍 [SW이슈]

 남중도(박희순)의 두 얼굴이 드러나며 결말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트롤리’에 몰아친 진짜 폭풍이다. 

 

 지난 7일 방송된 ‘트롤리’에서 불륜으로 비친 남중도(박희순)과 현여진(서정연)의 관계가 사실은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라는 것이 알려졌다. 지훈(정택현)이 목격한 5년 전의 사건과 지훈의 사고가 있던 당일, 혜주의 성추행 피해, 남중도가 추진하는 ‘남궁솔법’까지 모든 사건이 쳇바퀴처럼 맞물려 있었다. 

 

 ‘트롤리’는 현실에서 수없이 일어났을 상황을 마주하게 한다. 가해자의 극단적 선택으로 피해자만 남은 성범죄에 남은 가해자 가족의 고통을 피해자에게 전가한다. 극 중 진승호(이민재)에게 성추행을 당한 혜주(김현주)가 그랬고, 명문 의대생에게 피해를 당한 남궁솔도 그러했다. 

 

 혜주는 후반부 본격적으로 남편 남중도의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 폭풍처럼 몰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박희순은 의심할 수 없이 완벽한 아빠이자 남편, 국회의원으로 캐릭터를 쌓아 올렸다.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하면서도 ‘설마’하는 생각이 의심을 거두게 했다. 14회 ‘당 대표님(김미경)의 국민에는 가해자가 자살한 성범죄 피해자들은 없냐’는 날 선 물음 속의 남중도는 약자를 대변하는, 우리가 꿈꾸는 의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10대 지훈이 목격한 아빠 남중도는 집 안에서 가족 같은 이모와 불륜 행각을 벌이는 구역질 나는 인간이었을 뿐이다. 

 “더 큰 걸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남중도의 대사처럼 ‘트롤리’는 시청자를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한다. 그 누구도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남궁솔 법’을 추진한 이가 남중도였다. 모두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할 때 남중도만이 험난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남중도의 악행이 가족들에게 풍파를 몰고 왔지만, 더 많은 약자가 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남궁솔이 성매매 여성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해자를 비난하던 여론이 잦아든다. 가해자는 죽기 전 순간까지 피해자를 향한 가해를 멈추지 않았지만, 피해자도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남중도를 믿고 인생을 바친 장우재(김무열)도 대의를 위해 남중도의 악행을 하나씩 감추게 된다. 결국 이 모두가 기찻길 위에 놓여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다. 

 

 ‘트롤리’는 ‘트롤리 딜레마’에서 착안한 제목이다. 달리는 전차의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다면 5명을 살리기 위해 1명이 있는 선로로 기차를 돌릴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고찰이다.

 

 지훈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 끊임없는 선택지 속에서의 딜레마, 남중도와 김혜주의 멜로까지 ‘트롤리’는 제작진이 세운 장르를 하나씩 밟아나가고 있다. 중후한 목소리로 신뢰를 더 한 박희순은 남중도의 반전의 충격을 더했고, 김현주는 아픔을 안고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피해자 김혜주에 공감하게 했다. 정수빈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수빈의 감정을 다면적으로 표현했다. 

 

 그날의 진실이 밝혀지고 5년 전의 파렴치한 행각까지 탄로 나면서 혜주의 ‘선택’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남중도의 몰락이 어떻게 그려질 지도 관심사다. 마지막까지 예측할 수 없고 의심하게 하는 ‘트롤리’ 15회는 오는 13일 방송된다.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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