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만 빠진 1루' 지킬 박병호, ‘빅리거 공백-국대 명예회복’ 두 마리 토끼 잡아라

박병호가 지난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쿠바전에서 안타를 때려낸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 거포’의 명성을 입증해야 할 때다.

 

 오는 3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치르는 대한민국 대표팀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종전 대표팀 최종 엔트리 30인에 들었던 최지만(32·피츠버그)의 합류 불발 소식이다. 소속팀 피츠버그가 최지만의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이력을 사유로 WBC 참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대표팀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빅리그 8년 차를 앞둔 최지만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61홈런을 때린 강타자다. 1루 수비에서도 특유의 유연함을 자랑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를 대체할 자원으로 시선이 옮겨진다. 유력한 후보는 역시 ‘국민 거포’ 박병호(37·KT)다. 박병호는 14시즌 동안 362개의 아치를 그려 KBO 통산 홈런 4위에 올라있다. 미국에 진출했던 두 시즌(2016~2017년)을 제외하고 6년 연속(2012~2019년) 30홈런 금자탑을 쌓아 이승엽에 이어 역대 2호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도 했다.

 

 다만 슬럼프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20~2021년에 걸쳐 홈런이 20개대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정교함이 사라지며 3할 근처를 기록했던 타율마저 2할 초반까지 폭락했다. 천하의 박병호도 에이징커브가 찾아왔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그랬던 박병호는 지난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KT로 팀을 옮기며 절치부심한 후 역대 최초 9시즌 연속 20홈런과 함께 3년 만에 홈런왕(35개)을 탈환했다. 역대 최고령(만 36세) 홈런왕, 역대 최다(6회) 홈런왕 등극 등 각종 기록을 새로 썼다. 전인미답의 길을 걸은 박병호는 1루수 골든글러브까지 쟁취하며 멋진 한 해를 보냈다.

 

 그 기세를 그대로 대표팀에 가져오면 된다. 물론 부정적인 시선은 있다. 박병호가 태극마크를 달고 중요한 순간에 움츠러들었던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국제 대회였던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79(28타수 5안타), 2타점에 그치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를 앞둔 박병호에게 최지만의 공백이 명예회복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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