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차병원 “결혼 전 냉동 보관한 난자로 임신 가능해져”

국내 최초 도입 ‘페이조’ 장비 이용
해동 난자로 시험관 아기 임신 성공
“난소 기능 저하 난임환자에 효과”
한세열 난임센터장이 냉동 난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산 차병원 제공

차의과학대 일산 차병원 난임센터가 결혼 전 냉동 보관한 여성의 난자를 해동, 시험관 아기 임신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임신에 성공한 A씨는 결혼 전인 2020년 일산 차병원 난임센터에서 난자를 보관했다. 내원 당시 39세였던 A씨는 난소 나이 지표인 AMH(항뮬러관호르몬) 수치가 같은 연령 평균에 비해 많이 저하된 상황이었다.

AMH는 난소예비능지표를 의미한다. 이는 폐경 여부를 진단하는 중요한 기준치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AMH는 난소 속 작은 난포들의 과립막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난소 노화가 진행되면서 감소한다. 결국 난소의 생체 나이를 반영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30대 초반에서는 AMH가 3~4ng/㎖ 정도 유지된다. 40대 이후에는 1.03~4ng/㎖ 미만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난소 나이는 동일 나이군의 하위 10~30%에 해당하는 수치로 약 42세의 평균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 A씨는 당시 결혼 계획은 없었지만 지속적으로 AMH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료진의 말을 듣고 난자 냉동을 결심했다. 향후 결혼과 출산을 위해 2020년 4월과 5월, 3차례에 걸쳐 난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했다.

이후 2022년 6월 결혼한 A씨는 자연 임신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결국 당시 냉동 보관한 난자를 피에조 장비를 이용해 시험관 시술을 진행했고 임신에 성공했다. A씨는 올 7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

한세열 일산 차병원 난임센터장은 “이번 일산 차병원에서 냉동 보관한 난자를 해동시켜 임신 성공 시키는데 국내 최초로 도입했던 피에조(PIEZO) 장비가 큰 역할을 했다”며 “피에조는 난자에 미세한 전기자극을 일으켜 일시적으로 난자가 활력을 찾게 하는 장비”라고 설명했다.

난자의 질이 좋지 않거나 난자의 수가 적은 난임환자에게 효과적이라는 게 한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는 “최근에는 나이는 젊지만 난소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 여성들도 많다”며 “만 35세가 되면 반드시 난소 나이 검사를 받아 보는 게 가임력을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난자 냉동은 주로 항암치료를 앞둔 암 환자들이 난소기능 상실에 대비해 시작됐다. 최근에는 계획 임신이나 가임력 보존을 원하는 젊은 여성들이 주로 하고 있다. 또 향후에는 치료 목적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세열 센터장은 “난자 냉동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미혼 여성들이 만혼에 대비해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게 보편적 현상”이라며 “난자 동결과 해동 기술의 발달로 A씨와 같이 냉동 보관한 난자를 이용해 출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병원은 1998년 세계 최초로 유리화 동결 기술을 개발한 후 본격적으로 난자냉동에 나서며 이듬해인 1999년 유리화난자동결을 통해 아기 출산에 성공했다. 같은 해 세계 최초로 난자뱅킹을 시작했다. 2012년에는 10년간 동결했던 난자를 해동해 출산에 성공한 바 있다. 최근 세계생식의학회는 난자 동결을 난임의 표준 치료로 인용하는 등 난임생식의학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스포츠월드>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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