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이 아닌 4위를 바라보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한국 대표팀 공격수 손흥민(31)과 소속팀 토트넘홋스퍼 이야기다.
토트넘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023 EPL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에서 0-2로 패배했다.
토트넘에는 굴욕 그 자체다. 홈에서 라이벌에 완패를 당한 건 물론, 2013∼2014시즌 이후 9년 만에 더블(홈 앤드 어웨이)을 내줬다. 경기력도 최악이었다. 사실상 아무런 저항을 못하고 무너졌다.
골을 넣어줘야 하는 ‘에이스’ 손흥민도 부진했다. 11명이 함께 뛰는 축구에서 선수 개인 한 명의 침묵을 비난할 수 없으나 그걸 이겨내야 하는 것이 핵심 자원의 무게다. 더욱이 손흥민은 유독 ‘북런던 라이벌’ 아스널에 강했다. 리그 15경기에서 무려 9개의 공격포인트(4골 5도움)를 기록 중이었다. 직전 리그 경기였던 크리스털 팰리스전(4-0 승)에서 골 가뭄까지 탈출했던 터라 기대감은 배가 됐다. 하지만 끝내 웃지 못했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마르세유(프랑스)전에서 안면골절 부상을 당한 뒤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다행히 이번 아스널전에선 마스크를 벗고 변수 없이 뛰었다.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0-1로 리드를 허용한 전반 17분 상황에서 좋은 기회를 맞았다. 동료의 패스를 받기 위해 움직였고, 완벽한 침투로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 그리고 맞은 단독 찬스에서 슈팅했으나 선방에 막혔다. 이를 본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손흥민이 해당 장면을 살리지 못해 토트넘이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이후 프리킥 등 몇 차례의 공격 기회을 맞았지만 부담감에 짓눌린 듯 끝내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팀의 패배를 막을 수 없었다.
이날 패배로 토트넘은 승점 33로 리그 5위다. 1위 아스널(승점 47)과는 승점 14점 차다. 잔여 일정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는 우승까지 노릴 수 있으나 현재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한 경기 덜 치러 4위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 38)와의 간격을 줄여 다음 시즌 UCL 출전권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4위 이상으로 진입하기 위해선 역시 손흥민의 득점이 중요하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2위 맨체스터 시티와 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손흥민이 부진을 털고, 토트넘이 분위기를 반전할 좋은 상대다.
사진=AP/뉴시스
사진 설명 : 아스널전에 출전한 손흥민이 마스크를 벗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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