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축구를 잘하는 건데.’
인구가 약 400만명밖에 되지 않지만 축구를 잘해도 정말 잘한다. 2회 연속으로 4강이라는 대업이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만큼이나 ‘살기 위해’ 축구를 한 결과다.
크로아티아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4강전에서 0-3으로 패했다. 18일 3, 4위전을 통해 최종 성적표를 받을 예정이다.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카타르 대회까지 4강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이는 없었다. 루카 모드리치(37·레알 마드리드)라는 전설적인 미드필더가 있지만 축구는 11명이 하는 스포츠다. 심지어 모드리치는 은퇴했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예상을 깨고 선전, 8강에선 우승 후보 브라질까지 꺾었다. 아르헨티나는 넘지 못했으나 이번 대회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미국 ‘CNN’은 크로아티아가 인구 규모가 조지아, 파나마 등과 비슷한 소국이지만 발칸전쟁 여파로 축구 강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크로아티아는 유고슬라비아연방 소속이었다. 독립한 지 31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1998 프랑스 대회에 이어 최근 두 대회까지 4강에만 무려 세 차례 올랐다. 러시아 대회 때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과거 크로아티아 대표팀을 이끌었던 이고르 스티마치 전 감독은 “우리 국민은 이웃 나라의 침략 속에 생존과 독립을 위해 싸우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며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강한 정신력과 훌륭한 규율, 겸손함, 자부심을 갖고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모드리치는 “확실히 축구는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베테랑 수비수 데얀 로브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그는 “우리는 아주 강력한 ‘국가적 감정’을 갖고 있다. 선수들이 항상 국가대표팀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뛰는 이유다. 어떤 스포츠에서든 100% 이상, 110%로 뛴다”고 설명했다. 전쟁의 아픔을 잊게 할 만큼 위대한 축구의 진정한 가치를 재차 확인시킨 크로아티아 대표팀이었다.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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