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1인치도 찾는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벤투호, 더 ‘세밀한 플레이’

손흥민을 비롯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하고 있다. 뉴시스

카타르 월드컵에 도전하는 벤투호에 ‘오프사이드 주의보’가 내려졌다. 숨겨진 1인치도 찾아낸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밤 10시 카타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 나선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우루과이는 라인을 끌어올려 벤투호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역습을 노리는 벤투는 우루과이의 수비진을 뚫고 뒷공간을 노려야 한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파란을 일으켰던 경기를 참고하면 얼마나 오프사이드 트랩을 잘 쓰고, 뚫어야 하는냐가 굉장히 중요한 경기다.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Semi-Automated Offside Technology)’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이번 대회 개막전에서부터 SAOT의 기술력이 증명됐다. 당시 전반 3분 에콰도르 공격수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바체)가 헤딩 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키고 VAR(비디오 판독) 중이라는 것을 알렸다. 약 2분의 시간이 흘렀고, 주심은 골 취소를 선언했다.

 

이때 국내 중계방송 해설진은 득점 장면 직전 펼쳐진 골키퍼와의 경합 장면에 주목했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골키퍼가 나왔을 때 거기서 부딪히는 장면에서 골키퍼 차징이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 같거든요”라고 설명했고, 박문성 MBC 해설위원은 “충돌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경합장면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문제가 있었는지 없었지 체크합니다”라고 전했다.

SBS 중계방송 캡처

그러나 결과는 오프사이드였다. 해설위원들이 잘못 본 것이 아니다. 그만큼 이번 대회 도입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이 정교하다는 뜻이다. 국제축구연맹(FIFA)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적용된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스포츠연구소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가 3년 간 개발한 판독 기술이다.

 

경기장 지붕 아래에 12개의 추적 카메라를 설치해 공과 그라운드 위 모든 선수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특히 카메라는 선수의 신체 부위 29곳을 정밀 측정하고, 몸동작을 초당 50회 빈도로 측정한다. 또한 월드컵 공인구 ‘알릴라’ 내부에는 관성측정센서(IMU)가 장착돼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0회 빈도로 측정해 VAR실로 전송한다. 이후 골과 관련해 이상이 있을 경우 VAR실에서 주심에게 알리고, 주심이 최정 판정을 하면 전광판과 중계방송을 통해 3D 이미지를 송출한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루이스 수아레즈, 카바니가 23일(현지시간) 오후 카타르 도하 알 에르살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이번 대회 오프사이드 판정은 약 1인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도 이 부분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 사실상 우루과이, 포르투갈과 같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상대는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전방부터 벤투호를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벤투 감독은 측면에 손흥민(토트넘) 등 윙어를 통해 상대 뒷공간을 침투해 여기서 파생되는 공격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만큼 오프사이드를 뚫을 수 있는 정교한 침투패스가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루과이는 끊임없이 측면을 뚫어 한국 수비진을 흔드는 전술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에 중앙에서 김민재를 중심으로 수비 라인 컨트롤를 세밀하게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김민재가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축구계 관계자는 “SAOT가 도입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교한 판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선수 플레이 자체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연결이 이뤄질 수 있게 침투하는 선수나, 패스하는 선수 모두 이 부분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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