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엔딩으로 본 ‘금수저’의 진짜 의미 [SW이슈]

‘금수저’가 마지막까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MBC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12일 종영한 MBC ‘금수저’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가 우연히 얻게 된 금수저를 통해 부잣집에서 태어난 친구와 운명을 바꿔 후천적 금수저가 된 인생 어드벤처 스토리를 그린 작품으로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매회 5∼6%대의 고정 시청층을 유지했고, 최종회에서는 운명의 실타래를 풀고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미래가 그려졌다.

 

부모의 부로 인해 자녀의 삶이 정해진다는 ‘수저계급론’을 주제로 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이 논쟁은 부와 가난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를 내세우지만, ‘금수저’는 이 내면에 있는 가족과 우정, 사랑 등에 함께 주목했다. 

 

금수저를 사용한 이들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금수저의 마지막 규칙으로 권요한(최원영)의 기억을 읽은 이승천(육성재)는 비자금을 기부하고 수사에 임했다. 하지만 권요한이 사주한 독극물에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르렀다. 진짜 황현도의 인생을 뺏은 권요한(최원영)은 약물에 중독되어갔고, 황태용(이종원)은 가족을 지켰다. 원작의 결말을 뛰어넘은 반전도 있었다. 정원사로 특별출연한 나인우(한성훈 역)가 금수저로 황태용의 자리를 차지한 것. 독극물에 죽은 건 이승천이 아닌 한성훈이었다. 

방송 말미 웹툰 ‘금수저’로 스타 작가가 된 승천(이종원)은 열정을 물려준 아빠, 성실함을 물려준 엄마의 아들인 자신이 진정한 ‘금수저’라고 이야기했다. 기억을 잃은 채 살아가는 성훈(육성재)는 “이름이 바뀌고 얼굴이 바뀌어도 사랑하는 사람만큼은 알아볼 수 있길” 바랐다. 

 

‘금수저’를 본 시청자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고민해 봤을 선택지다. 금수저로 부모를 바꾸고 부(富)를 얻을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 ‘금수저’ 배우들은 이 선택의 과정에서 오는 행복과 절망, 후회와 갈등을 통해 공감을 선사했다. 

 

제대 후 복귀작으로 ‘금수저’를 택한 육성재는 이승천과 황태용을 넘나들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입증했다. 지독하게 가난했던 이승천부터 기업의 대표 황태용까지 매 순간 달라지는 감정선을 유려하게 소화했다. 이종원은 나약하고 수동적인 황태용에서 가족을 지키는 이승천으로의 변모하며 인상을 남겼다. 

 

걸그룹 멤버에서 이제 배우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정채연과 연우도 각각 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치며 금수저의 비밀을 알게 되는 나주희와 금수저를 이용해 평생을 초조하게 살아가는 오여진으로 분해 각자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마이네임’, ‘몸값’ 등 OTT 작품을 통해 장르물에 특화된 연기를 보여줬던 장률의 열연도 돋보였다. 조카 태용에게 자신의 만행을 덮어씌운 채 살아가는 사이코패스부터 매형에게 배신당하고, 친모의 비밀까지 알게 되는 서준태의 널뛰는 감정선을 표현하며 충격적인 엔딩을 안겼다. 

 

두 얼굴로 매회 반전을 안긴 최원영, 부성애로 눈물샘을 자극한 최대철, 생활고 속에서도 소신을 잃지 않으며 가족을 향한 사랑을 연기한 한채아, 비뚤어진 모성애로 마지막 복수에 성공한 손여은까지 각기 다른 캐릭터의 부모들 연기도 압권이었다. 

 

한편, ‘금수저’와 마지막 회와 경쟁을 펼쳤던 SBS ‘소방서 옆 경찰서’는 7.6%의 시청률로 시작했다. 지난 11일 ‘12화 조기종영’이라는 무리수로 엔딩을 봉합했음에도 15.2%의 시청률로 막을 내린 전작 ‘천원짜리 변호사’의 덕을 톡톡히 봤다. ‘금수저’ 후속은 윤박, 최수영 주연의 4부작 드라마 ‘팬레터를 보내주세요’로 오는 18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경쟁이 시작된 금토극의 주도권은 누가 쥐게 될 지 다음 방송이 기다려진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MBC ‘금수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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