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 생태계, 우리도 배워야”

라이엇, 선수 육성·발굴 필요 역설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을 한국 지역(LCK) 대표들이 석권하면서 한국은 다시 e스포츠 종주국의 명성을 되찾게 됐다. 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하고 각 지역별로 프로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라이엇 게임즈와 리그 주체들에게도 많은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 연장선에서 ‘롤드컵’을 최전선에서 관리하고 있는 니콜로 러렌트 라이엇 게임즈 대표와 나즈 알레타하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글로벌 총괄(임원) 모두 한 목소리로 한국의 e스포츠 시장과 환경, 문화를 여타 리그에 반영할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지역 리그에 비해 북미이나 유럽 같은 서양권 리그가 ‘롤드컵’ 및 MSI(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라는 주요 ‘리그 오브 레전드’ 제전에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현실과 이에 대한 라이엇 게임즈의 입장을 기자가 묻자 알레타하 총괄은 세미 프로급 선수들의 발굴과 지원, 아마추어 리그를 통한 선수 육성을 해답으로 꺼냈다. 알레타하 총괄은 “프로선수 바로 이하 레벨, 그리고 프로에 도전하는 레벨 층에 지원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나즈 알레타하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글로벌 총괄

현재 라이엇 게임즈의 유럽 리그(LEC)에서는 11개 아마추어 팀이 경기를 치르면서 실력을 쌓는 구조가 프로리그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부 리그 시스템이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의 일명 ERL 시스템은 11개의 2부 리그에서 900명 이상의 선수들이 경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험을 얻은 선수가 LEC 같은 메이저 리그에 도착했을 때 더 높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북미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ERL 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을 참고하면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러렌트 대표 역시 LCK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내비친 바 있다. 러렌트 대표는 “한국팀들이 잘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한국의 e스포츠 생태계는 다른 지역보다 많이 앞서 있기 때문이라는 답을 도출할 수 있다”며 “15년 전부터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e스포츠 생태계를 발전시켜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산 광안리에서 10만 명의 관객을 모았고, PC방 주최 대회가 수도 없이 열렸다”며 “한국은 e스포츠 종주국이자 시작점이고 가장 오랜 기간 전문적인 지식이 있기 때문에 배워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세미 프로 레벨인 아시아권 챌린저스 리그라든지 세미 프로 선수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는 (프로 리그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기회의 장이고, 그래서 어떻게 적용할지 배우는 기회였다”고 평가했다.

라이엇 게임즈 측은 ‘롤드컵’을 비롯한 주요 제전이 전 세계적으로 게임 산업을 이끌 핵심 동력이 되고, 특히 게임 커뮤니티(게임 제작·사업 주체와 이용자)가 미래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한국 팀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러렌트 대표는 “21세기 중반쯤 되면, 저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의 대부분이 e스포츠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 중 하나이고, 어쩌면 사실 이미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일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9년 라이엇 게임즈에 합류한 러렌트 대표는 15년 동안 e스포츠를 활용한 스포츠 제전에 대한 전방위적인 학습과 경험을 토대로 이제 게임이 문화와 콘텐츠 제작에 기초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다음에 유행할 영화 세계관은 우리가 만화책에서 보던 멋진 옷을 입은 히어로가 아닌, 비디오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일 수도 있다”며 “라이브 뮤직도 게임과 관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롤드컵’ 오프닝에서는 유명 힙합 가수 릴 나스 엑스(Lil Nas X)가 공식 주제가 ‘STAR WALKIN’을 열창했다. 그래미 어워드 2회 수상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등 화려한 이력을 갖춘 릴 나스 엑스는 이 노래를 직접 작곡했다. 릴 나스 엑스의 기존 성향을 십분 채용해 모던 힙합 분위기를 연출했다. 뮤직 비디오에는 주요 ‘리그 오브 레전드’ 지역 리그 선수들이 주인공으로 나왔다. 러렌트 대표는 “21세기에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은 게임이 될 것이고 이 무대가 그 증거”라면서 “그게 세상이 흘러가는 방향이고 라이엇 게임즈가 꿈꾸는 것이다”고 소개했다.

<스포츠월드>


[샌프란시스코(미국)=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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