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5년 만의 ‘LCK 내전’ 전설의 귀환이냐 파란의 승리냐

5일 美 체이스 센터서 결승전
T1, 이상혁·신예 조합 막강
“결승서 다름을 보여줄 것”
DRX, 예선부터 파죽지세
젠지 꺾고 창단 첫 결승행

‘소환사의 컵’을 차지할 운명의 주인공은 명불허전 전통의 강호 T1과 기적의 연타를 증명한 DRX 중 한 곳으로 정해지게 됐다. e스포츠 별들의 잔치로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은 T1과 DRX가 맞붙는 한국 대표팀 간의 내전(內戰)으로 최종 수렴됐다.

‘롤드컵’은 이른바 ‘롤’(LOL)로 축약해 부르는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를 소재로 한 글로벌 제전이다. 한국 지역 리그(LCK)에서는 T1과 젠지, 담원 기아, DRX 등 총 4개 팀이 본선 격인 그룹스테이지 4개 조에 각각 하나씩 편성됐고, 담원 기아를 제외한 3개 팀이 4강에 입성했다.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

지난달 29일(이하 현지 기준) 밤 T1이 준결승에 진출한 유일한 중국(LPL) 팀인 징동 게이밍(JDG)을 세트 스코어 3대1로 격파하면서 일찌감치 LCK만으로 결승 대진표가 확정됐다. 다음날 DRX가 올해 LCK 서머 우승자인 젠지를 누르고 최종 종착지인 샌프란시스코행 마지막 티켓 한 장을 챙기면서 다시 한번 LCK가 독점하는 구도에 방점을 찍었다. 이로써 5년만에 LCK에 기반을 둔 팀끼리 우승컵을 두고 다투게 됐다.

T1은 이번 ‘롤드컵’에서 LCK 소속 시드 2번 자격으로 그룹스테이지에 직행했고, 유럽 대표팀 프나틱에 한 차례 진 것을 빼면 승승장구하면서 결승까지 왔다. 이에 반해 DRX는 그룹스테이지로 바로 가지 못한 채 예선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거쳤다. 하지만 그룹스테이지를 조 1위로 마쳤고 8강전에서 중국 에드워드게이밍(EDG), 4강에서는 젠지를 제치면서 결승에 골인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DRX는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롤드컵’ 결승 무대에 섰다.

DRX 주장 ‘데프트’ 김혁규

‘롤드컵’ 결승에서 한국 대표끼리의 대결은 LCK가 중흥하던 2015년부터 3년 동안 내리 이어졌다. 5회차 ‘롤드컵’이던 2015년 T1의 전신인 SK텔레콤 T1(LCK)과 KOO 타이거즈(지금의 한화생명e스포츠)가 결승에서 만났다. 이듬해 SK텔레콤 T1은 삼성 갤럭시(현 젠지)와 만났고, SK텔레콤 T1이 이겼다. 2017년 7회차 ‘롤드컵’에서도 두 팀이 결승에 나란히 올랐으나 그 때는 반대로 삼성 갤럭시가 우승했다.

그러나 LCK의 명성은 이후 2년 동안 끊어졌다. 중국 쪽에 우승컵을 내줬을 뿐만 아니라 2019년 SK텔레콤 T1이 4강에 진입한 게 최고의 실적이었을 정도였다. 올해로 7번째 ‘롤드컵’ 출전이라는 진기록을 세운 T1의 주장 ‘페이커’ 이상혁조차 당시를 회고하면서 분발을 다짐할 정도다. 그 후로 담원 게이밍(현 담원 기아)이 2020년 우승과 2021년 준우승 기록을 일구면서 LCK는 전반적으로 부활의 싹을 틔웠다. 올해 들어서는 T1이 주도하는 강력한 경쟁 구도가 성립됐고, 주력들의 세대교체가 맞물리면서 기량이 한층 상향됐다. T1은 2017년 이후 5년만에 결승전에 안착했다. 이상혁은 “팬들을 위해 꼭 기회를 잡고 싶다”면서 “결승에서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올해 ‘롤드컵’은 9월 29일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여정에 돌입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종목으로 전 세계 12개 권역에서 실시되고 있는 현지 프로리그에서 총 24개 팀이 뽑혔다. 그룹스테이지에 직행한 12개 팀(젠지·T1·담원 기아·징동 게이밍·톱 e스포츠·에드워드 게이밍·로그·G2 e스포츠·클라우드 나인·100 씨브즈·CTBC 플라잉 오이스터·GAM e스포츠)에다,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한 4개 팀(DRX·프나틱·EG·RNG)을 더해 총 16개 팀이 미국 뉴욕에서 16강과 8강을 치렀다. 4강은 조지아주 애틀란타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속개됐고, 대망의 결승전은 오는 5일 오후 5시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다.

한편, 라이엇 게임즈는 ‘롤드컵’과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id-Season Invitational, MSI), ‘리그 오브 레전드 올스타전’ 등 총 3종의 국제 단위 제전을 꾸리고 있다. MSI는 전 세계 12개 지역·권역 프로리그 스프링 스플릿(계절·기간을 산정하는 개념의 일종) 챔피언들이 모이는 자리다. MSI는 늦봄이나 초여름 무렵인 5월 정도로 일정이 잡혀 있다. 이에 반해 ‘롤드컵’은 하반기(서머 스플릿) 챔피언들을 대상으로 한다.

<스포츠월드>


[샌프란시스코(미국)=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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