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KT 고영표 “이번 가을, 동기부여로 삼겠습니다”

“더 열심히 준비할 겁니다.”

 

 프로야구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31)는 지난해 166⅔이닝을 소화했다. 데뷔 후 최다이닝소화였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첫해인 만큼 이강철 KT 감독이 등판일정을 조절했는데 팀이 최종전까지 순위싸움을 펼치는 바람에 이닝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더 던졌다. 정규시즌에만 182⅓이닝을 던졌다. 데뷔 후 최다이닝소화를 1년 만에 경신했다. 올 시즌 역시 KT는 가장 늦게까지 순위싸움을 펼쳤고, 와일드카드결정전 이틀 전에 일정을 마무리했다. 고영표가 쉬어갈 타이밍이, 이 감독이 휴식을 부여할 시기가 마땅치 않았다.

 

 2년 연속 풀코스 마라톤을 뛰고도 고영표는 “괜찮다. 지치지 않았다”고 했다. 에이스로서 특별관리를 받으면서도 마운드에 서는 일이 좋다고 했다. 아쉽게도 그 여파는 정규시즌 막판부터 찾아왔다. 개막 후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밥 먹듯 하던 고영표는 10월 두 차례 등판서 8이닝만 던지는 데 그쳤다. 특유의 칼날 제구가 무뎌졌고,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생겨났다. 데이터도 고영표의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지 않음을 가리켰다. 키움과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 역시 2⅓이닝 만에 투구를 마쳤다.

 

 고영표는 “그냥 내가 부진했다”고 했다. 당장 후반기와 가을야구뿐 아니라 한 시즌 전체를 두고 한 말이다. 팀에 가장 많은 승리를 안긴 투수인데도 머릿속에는 안타나 볼넷으로 출루를 내준 일이 떠오른다. ‘그때 막았어야 했는데’라는 아쉬움 때문이다. 고영표는 “체력적으로 지친 부분도 있겠지만 결국 그만큼 나의 시즌 준비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미리 그렇게 생각하고 준비했다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번 가을의 쓰라린 기억도 동기부여로 삼겠다는 의지다. 비시즌 투수 소형준과 함께 미니캠프를 차릴 계획까지 준비했다.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는 게 첫 번째, 그리고 외국인 선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의 강철 체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있다. 고영표는 “12월 말부터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보통 선수들도 그때부터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열심히 준비할 것”이라며 “동기부여로 삼아서 또 다른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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