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뒤 초고령화 시대… 3조원 케어푸드 시장 잡아라

고령인구 900만 시대 〈1〉
유통가, 시니어 세대 적극 공략

2025년 65세 이상 인구 20%
프리미엄 영양·소화 등 중점
‘고령친화식품’ 관심 높아져
식품업계 이어 의료기관까지
앞다퉈 시장 진출 … 선점 경쟁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900만명을 넘으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이들 고령인구가 총인구서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비 붐’ 세대를 필두로 장년층은 국내 사회·경제 분야에서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경제력 면에서도 막강한 ‘바잉 파워’(Buying power·구매력)를 보이는 세대로 꼽힌다. 건강 관리에도 관심이 많고, 사회활동에도 활발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도 증가세다. 현재 유통·제약·건설·IT·보험 등 관련 업계에서 시니어 세대를 타깃으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를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편집자주>

 

초고령 사회를 앞두고 고령자들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케어푸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고령자들의 건강은 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 의료비 재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장년층의 건강관리의 초석은 건강한 영양 섭취다. 하지만 장년층은 대부분 ‘대충 때우는’ 식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조찬호 청담셀의원 대표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국내 대다수 노인은 조리 의욕이 떨어져 간단히 차릴 수 있는 밥, 국, 김치, 김, 나물 등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으로 식사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노인들에게는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이 필요한데, 영양불균형이 초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근감소증 등 질병이 유발되고, 노화가 가속화돼 고령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게 조 원장의 설명이다.

장년층의 영양불균형은 노화로 인한 신체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치아가 소실되고, 소화능력이 떨어져 육류 등 단백질을 기피한다. 자연히 저작력도 약해지고, 씹고 삼키는 연화작용도 떨어진다. 더욱이 미뢰(맛봉오리)가 약해지며 짜게 먹는 습관이 더해져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지기 십상이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는 간편히 영양을 챙기는 것을 넘어 노인층도 ‘부담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케어푸드에 집중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케어푸드 시장 규모를 지난해 기준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업계는 앞으로 수년 내 3조원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사회를 앞두고 시장 규모가 확장될 것으로 보이는 ‘고령친화식품’에 주력하는 회사가 늘어나고 있다. 고령친화식품은 고령자의 식품 섭취나 소화 등을 돕기 위해 식품의 물성을 조절하거나 소화에 용이한 성분이나 형태가 되도록 처리하고 영양성분을 조정해 제조·가공한 식품을 말한다. 말 그대로 ‘맛있게, 씹기 편하게, 소화가 쉽게’ 만든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어푸드 시장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듦에 대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장년층도 있어 ‘실버’ 자체보다 건강과 프리미엄 영양, 소화에 용이한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식품업계에서 관련 분야 선두 기업으로는 hy·매일유업·남양유업·풀무원·대상 등을 꼽을 수 있다. CJ프레시웨이·현대그린푸드·신세계푸드·아워홈 등도 노인 건강을 위한 케어푸드 개발 및 급식 프로그램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일동후디스도 ‘하이뮨 파워’를 넘어 실버 케어푸드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업계에 따르면 분유 등 영유아식 강자들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들과 노인들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며 “특히 최근 ‘단백질의 중요성’이 떠오르며 단백질을 다루던 유음료 기반 기업들이 관련 분야에 힘을 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식품기업뿐 아니라 관절염 등 노화로 인한 퇴행성 근골격계 환자를 다루는 의료기관도 뼈·근육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단백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최근 힘찬닥터스를 설립하고 ‘S.chan 힘찬닥터스 프로틴’을 선보였다. 이 원장은 “40대 중후반부터 1년에 약 1%의 근육이 줄어들고, 국내 65세 이상 노인 4명 중 1명은 근감소증을 앓고 있다. 심장 수축운동부터 소화기 연동운동에 이르기까지 근육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케어푸드에 대한 시장 반응은 어떨까. hy는 2020년 4월 ‘잇츠온 케어온’을 선보이며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케어푸드의 연간 판매량이 414만개에 달해 전년 대비 148% 증가했다고 밝혔다.

hy의 경우 프레시 매니저들의 ‘배송 서비스’로 접근성을 높였다. 노인들에게 친근한 프레시 매니저가 정기배송 해주고 실시간 소통·대면해 시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자녀가 제품을 주문하면 부모님 자택과 병원, 요양시설 등에 제품을 전달하고 안부도 확인해주는 서비스도 호응을 얻고 있다.

남양유업은 독일 제약사 프레지니우스 카비(Fresenius Kabi)의 환자 영양식을 국내에 유통하는 중이다. 프리미엄 환자 영양식인 ‘프레주빈’을 선보이고,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포부다.

CJ프레시웨이도 케어푸드를 발판삼아 신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헬씨누리를 통해 고령친화식품 8종을 출시했다. 이후 헬씨누리의 기반을 다지고,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글 싣는 순서]

〈1〉 유통가,시니어 세대 적극 공략

〈2〉 제약·바이오, 노인성 질환제 개발 활발

〈3〉건설업계, 시니어 주거상품 주목

〈4〉IT업계, 취약계층 품는 인공지능

〈5〉보험업계, 시니어 공략상품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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