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명의] 젊어지는 갑상선암, ‘삶의 질’ 높이는 섬세한 치료 관건

건강을 자신하는 젊은층에서 우려하는 암종이 바로 ‘갑상선암’이다. 실제로 이는 사회생활·경제활동에 한창인 30~50대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무리 생존률이 높은 ‘착한 암’이라고 하지만 암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겁게 느껴지는 게 사실. 박원서 경희의료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를 만나 갑상선암 발생부터 치료, 관리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들었다.

박원서 경희의료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

-갑상선암은 유독 ‘젊은 환자’가 많은 암종으로 여겨진다. 젊은 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젊은 환자가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국내 15~34세군과 35~64세군에서 발생률 1위를 차지한 것은 갑상선암으로 나타났다. 이는 흔하고 완치가 잘되는 예후가 좋은 암이지만, 경제적으로 활발한 연령층에서 아주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타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발생 원인은 명확하게 밝힐 수 없지만, ‘방사선에 노출된 이력’은 갑상선암의 확실한 발병 위험 요소로 꼽힌다. 예컨대 어릴 때 치료 목적으로 두경부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서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고, 과거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해당 지역 주민에서 갑상선암이 폭발적으로 발생한 바 있다.

 

대규모 역학 연구로 밝혀야겠지만, 현재의 다양한 환경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나라에 비해 검진받기 수월하고, 의료기술의 발달로 갑상선암 진단이 용이해졌다. 이 과정에서 암이 발견되고, 결국 암 발생의 증가로 이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흔히 갑상선암은 여성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편인가.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 암등록통계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암종 가운데 가장 많은 게 갑상선암이었다. 성별로 봤을 때 여성에서는 두 번째, 남성에서는 여섯 번째로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유방암-갑상선암-대장암 순이고, 남자는 폐암-위암-대장암-전립선-간암 다음으로 갑상선암이 발생했다.”

 

-갑상선 수치가 정상인 사람도 갑상선암에 걸릴 수 있다고 들었다.

 

“대장기능이 이상이 있었던 사람에서 무조건 대장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듯이, 갑상선암과 갑상선기능은 거의 무관하다. 혈액검사로 갑상선 기능은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건강검진 후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없다고 해서 갑상선암이 없다는 뜻은 아니므로, 갑상선암이 의심될 경우 초음파 검진에 나서볼 필요가 있다.”

 

-상황에 따라 다른 치료법이 적용되겠지만, 가장 효율적이라고 보는 치료법은 무엇인가.

 

“갑상선암을 치료하는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수술’이다. 합병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매우 신중하고 섬세한 기술을 요한다.

 

수술은 갑상선을 제거하는 정도에 따라 갑상선을 모두 절제하는 ‘전절제술’과 일부만 절제하는 ‘엽절제술’(반절제술)로 구분된다. 갑상선암이 의심되더라도 아주 초기로 여겨지면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한 추적관찰을 제안하기도 한다.

 

전절제술은 남은 갑상선에서의 재발 가능성을 낮추고, 수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가능케 하며, 추적 검사에서 사용되는 혈액 검사 항목(Thyroglobulin)의 민감도를 향상시키는 게 장점이다. 그렇지만 수술 후 합병증의 빈도가 엽절제술보다 높고, 당연히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

 

암의 크기가 작고, 갑상선내부에 국한돼 있으며,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에는 엽절제술로 암이 있는 쪽의 갑상선 엽만을 제거한다. 이는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고, 남은 갑상선이 일을 잘해서 정상적인 갑상선기능을 보인다. 병리 결과에서 저위험군으로 판단되면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박원서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제공

-절제 과정에서 수술 흉터를 우려하는 환자도 있을 것 같다.

 

“전통적인 절개 수술법은 목에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 흉터에 민감한 젊은 여성에서 갑상선암이 많이 발생하므로 상처 없이 우수한 치료 성적을 내는 로봇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로봇수술은 겨드랑이와 유륜에 작은 절개창을 내는 ‘양측액와유륜접근법’, 아랫입술 안쪽에 조그만 절개창을 통한 ‘경구강접근법’ 등을 활용해 목에 상처를 남기지 않고도 복잡한 갑상선 수술의 합병증과 재발을 최소화할 수 있다. 로봇수술 적용 여부는 전적으로 환자의 선택에 따른다.”

 

-갑상선암 수술 후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이유는.

 

“갑상선을 절제해도 되는 이유는 갑상선호르몬제가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자연적인 조정이 어려우므로 정기적인 갑상선기능 혈액검사를 통해 적절한 용량을 처방받아야 한다.

 

적정 용량의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은 정상적인 에너지 대사를 돕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체온 조절이나 체중 조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기여한다. 비정상적인 피곤함도 방지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암 재발을 억제하므로 반드시 주치의의 처방을 잘 따라야 한다.”

 

-갑상선수술 이후 일상이 달라질까봐 우려하는 환자가 많다.

 

“갑상선은 신체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기관이다. 해부학적으로는 목 정중앙에 위치해 숨 쉬는 통로인 기도를 둘러싸고 있으며, 식도·경동맥과 경정맥·성대 움직임을 담당하는 되돌이후두신경, 칼슘 대사를 조절하는 부갑상선 등 중요한 장기들과 인접해 있다. 이렇다보니 수술 중 자칫 잘못하다간 주변 구조물이 다칠 수 있다. 이럴 경우 자칫 저칼슘혈증, 고음 발성 장애, 성대마비로 인한 쉰 목소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세심하고 정교한 수술이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갑상선암 수술 후 회복이 빠른 편인 것 같다. 언제부터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는지.

 

“일상 복귀 시점은 환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수술 다음날부터는 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편이다. 대부분 수술 후 1~3일 째 퇴원한다. 본인의 컨디션과 직장의 여건에 따라 직장 복귀는 환자가 정하는 것이다. 다만 힘을 쓰는 일과 운동은 수술 후 한 달 후부터 서서히 시도해 보는 것을 권고한다.”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에게 제언해달라.

 

“암 발견 초기에는 과도하게 걱정하다 수술 후 과한 자만으로 검사와 약 복용을 등한시 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갑상선암은 서서히 자라므로 재발도 아주 늦게 발견되는 경우도 있으니, 주치의의 권고대로 잘 따라주길 당부드린다. 환자와 가족들 못잖게 환자를 가장 생각하는 사람은 수술을 했던 주치의다.”

<스포츠월드>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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