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펑펑 두산 김민혁, 드디어 얻어낸 김태형의 ‘인정’

“지금 아주 괜찮죠.”

 

 프로야구 두산 내야수 김민혁(26)은 미완의 대기다. 지난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전체 16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는 순간부터 주목을 받았다. 건장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 종종 타석에서 생산해내는 타구는 국내 최대 규모인 잠실야구장에도 막히지 않았다. 엔트리에 조정이 필요할 때, 대타 자리에 공백이 생겼을 때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김민혁을 시험했던 이유다.

 

 기대와 달리 7년 동안 헤맸던 그가 이제 빛을 보고 있다. 지난 21일 잠실 NC전까지 24경기에 나섰다. 벌써 홈런이 4개다. 타율은 0.311(45타수 14안타), 장타율은 0.622까지 마크했다. 모집단이 적어 절대 평가는 어려워도 지난 7년과는 분명히 궤가 다르다. 지난 18일 SSG전서는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 김택형에게 각각 홈런을 쳐냈다. 마침 팀의 가을야구 가능성이 희박하고, 외국인 선수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헤매면서 김민혁이 계속 그라운드를 밟는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

 

 선수 평가에 인색한 김태형 감독도 희망을 보고 있다. 결과를 떠나 과정에서부터 변곡이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는 선에서 그쳤다면 이제 김민혁을 향해 “기회를 잡았죠”라고 말한다. 김 감독은 “이전에는 (김)민혁이가 확실한 포지션도 없었다. 발이 빠르지도 않고 콘택트가 좋은 것도 아니라서 어떤 한 포지션을 계속 주기가 어려웠다”며 “마침 팀에 장타가 워낙 없어서 활용했는데 민혁이가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혁이 올 시즌 종료까지 써내는 성적표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계약 만료를 앞둔 김태형 감독이 재계약을 한다면 베스트. 그렇지 않다면 김 감독의 마지막 유산에 그친다. 자칫 새로운 감독에게서 다시 한 번 검증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김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대타로 나가면 한 번씩 나가서 겨우 타격하는데 좋은 결과를 만들기가 당연히 어려웠을 것이다. 좋은 결과 나오니까 계속 선발로 나간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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