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가사노동 … ‘손목터널증후군’ 주의 [이진호의 영화 속 건강이야기]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육아와 살림에 능숙한 아빠의 등장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닌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주부 아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 중 육아·가사를 전담하는 남성이 2019년 15만6000여명에서 2020년 16만3000여명, 지난해 19만5000여명으로 매해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달 개봉한 넷플릭스 영화 ‘미 타임’은 이처럼 변화하고 있는 육아에 대한 인식과 주부 아빠의 모습을 담아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인공 서니 피셔(케빈 하트 분)는 두 남매를 두고 있는 전업주부다. 그의 아이들은 아빠 없는 여행조차 불안해할 정도로 많은 것을 아빠에게 의지한다. 가방을 드는 것부터 차 문을 여는 것조차 그의 몫이고 아들의 숙제도 대신 해주기에 이른다. 아침 등굣길이면 한 손에 가방과 학교 과제물을 든 채로 무겁고 뻑뻑한 차 문을 열어주느라 그의 손목은 쉴 틈이 없다.

 

아이들이 등교한 이후에는 유명 건축가로 바쁘게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청소와 음식, 빨래를 도맡아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된다. 자신을 위한 시간이 없는 일상 속에 서니 피셔는 아내와 아이들이 없는 자유 시간을 꿈꾼다.

 

이처럼 영화에는 강도 높은 가사노동과 육아로 가득 찬 일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는 주부들의 손목 건강을 해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걸레질과 부엌일 등 반복적으로 손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손목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기기 때문이다. 특히 서니 피셔처럼 자신의 건강을 자신해 무거운 짐을 무리해서 드는 경우 한쪽 손목에 하중이 집중되면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손목 질환으로는 손목터널증후군을 들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손목터널(수근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손목터널을 감싸는 근육과 인대가 붓거나 내부 압력이 높아져 그곳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발생한다. 과도한 손목 사용으로 인해 주변 근육이 뭉치거나 인대가 두꺼워지는 것이 원인이다. 대표적인 증상은 엄지와 검지, 손바닥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찌릿한 통증이다. 방치할 경우 손이 타는 듯한 작열감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방에서는 주로 침치료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을 치료한다. 합곡혈, 열결혈 등 손목 주변 혈자리에 이뤄지는 침치료는 경직된 인대와 근육을 부드럽게 이완해 통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실제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미국 하버드의대가 진행한 공동연구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환자에게 침치료를 실시한 결과 손목 통증 정도가 25.1% 감소했고 3개월 동안 치료 효과가 유지되기도 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부들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명절증후군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다량의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손목에 부담이 누적돼 통증이나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다. 만약 추석 이후 손목에 찌릿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서둘러 전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자.

<스포츠월드>


이진호 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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