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송정은 기자] 쌍용건설이 전 세계 의류 수출 1위 기업 글로벌세아를 새주인으로 맞고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세아는 최근 쌍용건설 실사를 완료하고 쌍용건설 최대 주주인 두바이투자청에 입찰 참여의향서(LOI)를 제출했다. 글로벌세아 측은 당초 7월 중순경 완료 예정이었던 쌍용건설 실사가 2주 가량 늦어졌지만 큰 문제없이 마쳤으며, 이달 말로 예상되는 주식매매계약(SPA)를 위한 자금 1000억여원을 산업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 대출로 조달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세아는 의류분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제조업자개별생산) 수출 1위 세아상역을 주축으로 하는 탄탄한 중견기업으로 지난해 그룹 매출규모는 4조2500억원에 이른다. 글로벌세아는 세아상역 외에도 업계 1위 종합제지업체 태림페이퍼, 글로벌 EPC(설계·조달·시공)기업 세아STX 엔테크 등 10여 개 계열사와 미국, 중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 10개국에 현지생산법인을 두고 있다.
글로벌세아는 두바이투자청 보유지분 99.95%를 인수한 뒤, 다음달 쌍용건설이 발행하는 신주를 매입하고 큰 변수만 없다면 합병 후 통합(PMI) 과정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건설은 과거 1980년대 도급순위(현 시공능력평가) 10위 내에 꾸준히 드는 대형 건설사였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로 유동성 악화를 겪고 2012년에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바 있다. 이후 2013년 워크아웃을 거쳐 2014년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2015년에는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조4015억원의 매출, 11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말 발표된 2022년 시공능력평가에서는 전년도 보다 3계단 떨어진 33위를 기록했다.
한편, 두바이투자청을 최대주주로 맞이한 이후 쌍용건설은 국내 주택사업은 리모델링 분야에서 업계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해외건설도 쌍용건설에게 매우 중요한 사업 분야다. 쌍용건설은 해외건설 분야 비중을 전체 사업의 약 40% 정도로 두고 있다.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소유한 글로벌세아와 인수합병을 기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쌍용건설 측은 글로벌세아를 새주인으로 맞이하게 되면 작년 말 기준 63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낮추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경영 안정화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글로벌세아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EPC, 친환경에너지 등을 주력으로 하는 글로벌세아의 계열사들과 시너지 효과 창출도 기대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글로벌세아가 미국과 중남미, 아시아 지역에 초대형 공장을 소유하고 있고 오랜 기간 정착해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한 것으로 안다”며 “쌍용건설이 인수되면 글로벌세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지역에서도 새로운 사업을 활발히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ohnny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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