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도 괜찮아…NC 노진혁이 달군 ‘창원의 밤’

‘앗, 뜨거워.’

 

 프로야구 NC 내야수 노진혁(33)은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전임 주장 양의지가 완장을 내줬고, 노진혁이 선수단을 대표하는 자리에 섰다. 이명기, 박민우 등 주전급 자원들이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기 전까지 어린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었다. 지난 2018년 주전 자리를 따낸 뒤 4년 연속 100경기 이상을 뛴 만큼 경험도 선수단에 전파할 수 있는 위치였다. 지난 2012년 KBO 신인드래프트서 특별 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지 10년, 노진혁에게 걸린 기대는 선수단 분위기를 잡고 성적까지 따내는 일이었다.

 

 주장직의 어려움을 고려하더라도 노진혁은 3할에 근접한 타율을 만들어야 하는 타자였다. 지난 4년 성적의 평균값이 그 수준이었다. 그런데 개막 후 한 달 동안 노진혁의 타율은 2할초반이었다. 6월말 2할5푼 근처까지 맞췄으나 노진혁에 걸린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다. 부상과 부진이 겹쳐 1군 말소만 세 차례였다. 결국 한 시즌을 다 마치기 전에 주장직을 내려놓았고, 다시 고참의 역할로 돌아갔다. 적어도 성적만큼은 회복하겠다는 의미였다.

 

 4일 창원 KT전. 노진혁이 모처럼 창원의 밤을 달궜다. 6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중요한 지표는 2타점. 2-3으로 뒤진 9회말 KT 마무리 투수 김재윤에게서 안타를 쳐냈고,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패배했다면 9위 추락이었다. 반대로 1승만 추가하면 중위권을 추격할 수 있다는 희망을 살릴 수 있었다. 노진혁이 마지막 이닝, 마지막 타석에 그 역할을 해냈고 NC는 4-3으로 이겼다.

 

 노진혁은 소리 없이 강하다. 이른바 ‘노검사’라는 별칭과는 달리 조용한 성격이기도 하다. 대신 화려한 플레이가 없어도, 엄청난 임팩트를 자랑하지 않아도 팀에서는 대체불가다. 이동욱 전 감독이, 강인권 감독대행이 노진혁의 빈자리를 두고 아쉬워했던 일도 같은 맥락이다. 노진혁은 팀이 꼭 필요로 하는 순간 계산이 서는 자원, 기분 좋은 끝내기 안타가 아니어도 충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선수다.

 

 경기를 마친 뒤 노진혁은 “어제 무기력한 경기를 보여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지고 싶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며 “마지막 타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는데, 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공이 조금 빨라 보였는데 좋은 결과로 승리해 기쁘다. 계속해서 좋은 감 유지하면서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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