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거인군단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후반기 치른 4경기에서 모두 패배를 당했다. 결과만큼 과정도 좋지 않았다. 특히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이 11.06에 달한다. 26일 잠실 두산전도 마찬가지. 선발투수로 나선 김진욱(20)이 ⅓이닝(5실점) 만에 강판되며 일찌감치 흐름을 빼앗겼다. 이렇다 할 반격 없이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직전 경기였던 24일 부산 KIA전서 0-23 대패를 당했던 터라 실망감은 더 컸다. KBO리그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김진욱은 지난해 롯데가 야심차게 뽑은 좌완 투수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구위 자체가 뛰어나다. 수직 무브먼트가 돋보이는 패스트볼에 커브, 슬라이더 조합은 1군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데뷔 첫 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9경기 45⅔이닝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수치적으로 화려하진 않아도 조금만 다듬어지면 더 높이 오르리라 기대했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올해 선발진 한 축을 맡았지만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2경기(45⅔이닝)에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31을 작성했다. 안정감이 떨어진다. 고질적인 제구 문제 탓이다. 모 아니면 도다. 올 시즌 등판한 경기 중 5이닝 이상 책임진 기억은 다섯 차례에 불과하다. 높은 삼진율을 자랑하지만(9이닝 당 탈삼진율 9.85) 그만큼 볼넷(6.70)도 많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불펜 피칭할 때의 모습이 경기력으로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5월 이후 월간승률에서 5할을 넘긴 적이 없다. 침체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지난 시즌보다 나아졌다며 위안하기 바쁘다. 뼈아픈 결과에도 “야구의 일부”라는 말을 되풀이할 뿐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롯데가 주춤하는 사이 5강과는 더 멀어지고 있다. 그만큼 팬들의 실망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일부는 트럭시위까지 펼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차가운 현실 앞에 반성하지 않는다면 반전은 어렵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김진욱이 마운드 위에서 숨을 고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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