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 차 얼마 안 나.”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처럼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경각심을 갖기 위해 했던 발언이 실제로 일어났다.
울산은 3일 현재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12승4무3패, 승점 40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다. 안심할 수는 없다. 2위 전북현대(10승5무4패 승점 35)와 승점 차가 5점으로 줄었다.
K리그1은 지난 몇 년 간 현대가 두 팀의 우승 경쟁이 볼거리였다. 울산이 매번 앞서다 후반에 미끄러지면서 전북에 트로피를 내어줬다. 이번 시즌은 다르게 흘러가는 듯했다. 전북이 극도의 부진에 시달리는 사이 울산은 패배를 잊은 채 질주했다.
울산은 우승 7부 능선을 넘을 기회까지 잡았다. 지난달 19일 홈에서 펼쳐진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면 승점 차를 14점까지 벌릴 수 있었다. 하지만 1-3으로 패배했다. 충격패를 당한 터라 울산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따랐다. 기우였다. 울산은 전북전 이후 치른 FC서울과의 원정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다시 우승 레이스를 향해 질주할 준비를 마친 분위기였다.
서울전 이후 홍명보 울산 감독은 “지금 순위 차이는 별 의미가 없다. 의식하지 않으며 점수 차도 많이 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두 경기면 뒤집어질 수 있다. (그래서)우리 선수들에게 말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급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몇 년 동안 반복된 흐름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경각심의 발언이었다.
공교롭게도 그 우려는 현실이 됐다. 서울전 이후 울산은 승리하지 못했다. 약체인 성남FC를 홈으로 초대해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승부에 그쳤다. 다행히 같은 라운드에서 전북도 대구FC와 비겨 승점 차는 유지됐다. 하지만 지난 2일이 문제였다. 울산은 또 다른 라이벌 포항을 만나 0-2로 졌다. 반면 전북은 김천상무를 상대로 2-1로 이겼다. 두 팀의 승점 차는 5까지 줄었다.
홍 감독의 말처럼 울산이 한 번 더 패배하고 전북이 이기면 승점이 2로 좁혀진다. 이후 있을 두 팀의 맞대결까지 진다면 선두 자리를 또 내줘야 한다. 더이상의 패배는 없어야 할 울산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