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필요한 점수만, 키움의 묘한 ‘가성비 야구’

‘딱 1점만.’

 

 올해 프로야구 키움은 묘하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급 투수는 중견수 이정후와 토종 에이스 안우진뿐이다. 골든글러브 수상자를 합치면 내야수 김혜성까지다. 팬덤의 크기를 떠나 선수단의 면면을 살펴봐도 리그를 대표할 만한 혹은 타 팀 이적시 곧장 주전을 차지할 만한 얼굴은 마땅치 않다. 지난 29일 고척 KIA전까지 팀 득점, 안타, 2루타, 홈런 등은 딱 중간인 5위였다. 그나마 마운드의 평균자책점(3.27)이 1위인데 지금 성적을 대변하기는 어렵다. 지금 키움을 두고 모든 야구 관계자가 “묘하다”라고 말하는 이유다.

 

 눈여겨볼 점은 딱 필요한 점수만 낸다는 것이다. 키움이 거둔 46승 중 1점차로 승리한 경우는 총 11회다. 10개 구단 중 1점 차 승부가 가장 많은 KIA(14회)에 이어 리그 두 번째다. 마운드가 최소 실점으로 버티면 타선이 그 정도 점수를 내는 구도다. 동점을 만들면 투수전, 역전에 성공하면 곧장 필승 계투조 투입이다. 선발 투수가 6이닝만 버티면 필승 계투조 이영준-김태훈-김재웅-이승호가 뒷문을 닫는다. 필승조로 활약하는 투수도 많아 로테이션이 가능할 정도다.

 

 30일 고척 KIA전 역시 키움은 묘한 승리를 챙겼다. 4회까지 3점차 리드를 잡은 키움은 6회초 동점, 7회초 역전을 내줬다. 요키시가 5⅓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운드를 이어받은 양현이 2⅔이닝 2실점(1자책)이었다. KIA가 전상현-정해영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조를 가동했는데 키움은 8회말 기어코 역전을 만들었다. 신준우가 2루타를 친 뒤 김웅빈이 볼넷을 골랐다. 그리고 전병우가 정해영(KIA)에게서 2타점 2루타를 쳐 1점 차 역전에 성공했다. 9회 마운드에는 이승호가 올랐고 키움은 5-4로 이겼다. 올 시즌 12번째 1점 차 승리다.

 

 1점 차 승부가 늘어날수록 선수단 체력은 급감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매 이닝 유지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지켜야 하는 투수는 물론 점수를 내야만 하는 타자도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국가대표급 타자를 계속 발굴하거나 영입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면 혹은 구단의 기조가 그와 같지 않다면 지금과 같은 야구가 최선의 방법이다. 주어진 상황서 최대한의 효율을 끌어내는 법, 키움은 지금 그라운드에서 그렇게 승리를 만들고 있다.

 

 이날 결승타를 친 키움 전병우는 경기를 마친 뒤 “올해 득점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마음이 쓰였는데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때려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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