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도 '정계정맥류' 적극 치료해야…남성 불임 예방

군인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질환 중 하나가 ‘정계정맥류’다. 

 

생소한 이름이지만 성인 남성의 10~15%, 불임 남성의 최대 41%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된다. 청소년기 때부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20대~30대 남성에게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군 입대 시 신체검사에서도 곧잘 발견된다.

 

정계정맥류는 다리에 발생하는 하지정맥류와 같이 남성의 고환 부위에 발생하는 정맥류의 일종이다. 심장 방향으로 흘러야 할 혈류가 역행해 피가 한자리에 고이게 되고 이것이 울혈되어 정맥 혈관이 부풀어 피부 겉으로 튀어나오는 ‘혈관질환’이다.

이처럼 혈액이 한곳에 고이면 고환과 음낭의 온도를 상승시켜 정자 운동성이나 질을 떨어뜨린다. 또한 묵직한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정맥류는 진행성 질환으로 저절로 나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군인의 경우 치료가 필요할 때 바로 처치하기 힘들거나 고된 훈련 등으로 정계정맥류 증상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모든 상황에서는 아니지만 정계정맥류가 남성 불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임신 계획 중 1년 이상 자연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남성의 경우 정계정맥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불임을 여성의 탓으로만 돌리는 시선이 많았지만 실제로 남녀 불임 원인 비율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 남성들도 여성과 함께 불임·난임검사를 함께 받거나 정계정맥류와 같은 질환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 중이다.

 

김재욱 민트병원 정맥류센터 원장(영상의학과 전문의)은 “남성 불임에서 고환의 온도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꽉 끼는 바지를 입거나 한 자세로 오래 앉거나 서 있는 생활로 인해 음낭의 열 배출을 막게 되면 불임 가능성을 높이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계정맥류는 반드시 치료할 필요는 없지만 3기에 이르면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복부를 절개해 문제 혈관을 잘라 묶는 미세현미경 결찰술과 최소침습·국소마취로 혈관 안을 백금실과 경화제로 막아 혈액을 차단하는 정계정맥류 색전술(비수술) 치료로 비교적 쉽게 치료 가능하다.

 

김재욱 원장은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정계정맥류가 있어도 제대로 치료를 하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안타깝다”며 “최근에는 하지정맥류처럼 절개수술이 아닌 비수술 치료를 통해 휴가 중에도 치료가 가능하므로 정계정맥류 진단을 받거나, 음낭의 피부 아래로 구불구불 얽힌 혈관들이 육안으로 관찰 되거나, 말랑말랑한 ‘종물’이 만져지는 등 관련 증상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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