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가득 채운 멜로디…KIA는 ‘남행열차’에 취한다

“만날 순 없어도 잊지는 말아요.”

 

 구름 한 점 없이 맑아도 노래 가사처럼 비가 올 것만 같다.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서 앉아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멜로디만 접해도 마치 열차를 탄 듯한 느낌이다. 8회 혹은 그 전후로 승리가 보일 때 울려 퍼지는 승리의 노래, 프로야구 KIA는 지금 ‘남행열차’에 취한다.

 

 응원가 ‘남행열차’는 KIA의 승리를 자축하는 노래다. 경기 막바지까지 관중석을 채운 KIA 팬들이 퇴장하기 전 꼭 부르는 일종의 축가다. 경기에 지고 있어도 울려 퍼진다. KIA 전신 해태가 1990년대 무등야구장을 홈으로 활용할 당시에는 ‘목포의 눈물’이었는데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로 구장을 옮기면서 축가도 ‘남행열차’로 바뀌었다. 앰프를 통해 멜로디가 울려 퍼지는 순간부터 KIA 팬들은 손을 번쩍 들어 올리고 어깨동무한 다음 발을 굴려대며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

 

 지난 4월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포수 박동원은 이른바 ‘떼창’이 아직 낯설다. 지난해까지 반대편 더그아웃에서 KIA 관중석을 바라봤다면 이제 관중석의 열띤 응원을 등에 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 달 동안 광주생활부터 선수단과의 호흡 등 모든 게 익숙해지고 있는데 축가는 지금도 온몸에 소름을 돋게 한다. 박동원은 “항상 상대 팀에서 듣는 남행열차가 우리 팀 응원가가 되니 소름이 끼친다. KIA 팬들이 응원을 열심히 해주신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남행열차’를 더 자주 듣고 싶은 마음도 크다. 이기고 있을 때 야구장을 가득 채우는 음성이, 팬들의 열띤 응원이 계속될수록 목표달성에 가깝기 때문이다. KIA 선수단이 “우리 팬이 최고”라고 말하면서 팬덤에 자부심을 느끼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일 두산과 맞대결이 열린 잠실야구장에는 2만명을 넘는 인원의 ‘떼창’이 가득했다. 박동원은 “더그아웃에 앉아 응원가를 듣다 보면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라는 책임감이 생긴다. 개인 응원가도 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상대 팀 선수들에게도 ‘남행열차’는 이튿날 아침까지 흥얼거리게 하는 축가다. 외국인 선수 소크라테스 브리또의 응원가가 중독성이라면 축가는 모두가 함께 외치면서 즐길 수 있다. 팀의 승리를 자축한다는 의미도 크다. KIA는 지금 남행열차에 취한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