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인터뷰]KT 장성우 “1000경기 출전, 그래도 성공한 인생”

 15년 전 신인 드래프트 첫 번째 순서였다. 남들보다 주력이 빠르지 않아도 앞만 보고 뛰었다. 야수 중 가장 무거운 장비를 차고 정속 주행한 끝에 KBO리그 역대 167번째 선수가 됐다. 프로야구 1000경기 출전 고지를 넘은 KT 안방마님 장성우(32)는 “저도 성공했네요”라고 웃었다.

 

 장성우는 지난 4일 수원 롯데전서 개인 통산 1000번째 출전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09년 6월26일 대전 한화전서 데뷔전을 치른 뒤 약 13년 만이다. 1차 지명을 받고 2군에서만 시간을 보냈던 일, 손민한(현 NC 코치)의 통산 100승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일, 통산 6번째 출전 경기에서 송승준의 3경기 연속 완봉승을 합작한 일, 안타와 홈런을 치고 좋아 방방 뛰었던 일 등 새내기 시절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000경기를 채웠다. 공교롭게도 대기록을 세운 날 상대는 자신을 1차로 지명했던 롯데였다.

 

 장성우는 1000경기 출전 관련 기록을 전혀 몰랐다. 선발 출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을 때 선수단 매니저로부터 ‘전광판을 잘 보라’라는 말만 건네받았다. ‘1000경기 출전, KBO리그 역대 167번째’라는 문구가 송출됐을 때 비로소 묘한 감정을 느꼈다. 장성우는 “나도 모르게 멍하게 전광판을 봤다. ‘나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어떻게든 열심히 하려고 버텼는데 지금까지 왔다. 나름 성공한 삶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버텼고 1000경기 훈장도 얻었다. 유한준(현 KT 매니저), 박경수, 황재균 등 KT에서 함께 한 고참조의 축하를 받았고, 경기를 마친 뒤에는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꽃다발까지 건네받았다. 장성우는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면 13년이 걸렸다. 경기 출전을 하면서 남은 기록들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게 더 기분 좋은 일”이라며 “남들보다 조금 느릴지는 몰라도 조금씩 더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2000경기 혹은 1500경기는 꿈꾸지 않는다. 장성우도 “이전과 똑같이 해도 1000경기를 더 채우려면 다시 13년이지 않나”고 웃었다. 대신 다음 목표는 1000안타-100홈런이다. 다치지만 않는다면 FA 계약 기간 내에 채울 수 있는 이정표, KBO리그를 대표하는 기록은 아니어도 장성우 스스로 남기고 싶은 선수생활의 종착지다. 장성우는 “항상 큰 욕심을 낸 적도 없고, 노력 이상의 것을 바란 적도 없었다”며 “감독님이 내보내 주시는 대로, 원하는 대로 하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사진=KT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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