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알레르기성 결막염을 가진 사람들은 가루에 눈이 가려워지는 봄철이 반갑지만은 않다.
결막염은 세균감염으로 인해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은 말 그대로 알레르기가 원인이 돼 나타나는데, 봄철 많이 발생하는 안질환 중 하나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뿐 아니라 집 먼지 등이 항원으로 작용해 즉시형 알레르기 반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결막염이 발생하면 눈과 눈꺼풀 주변이 간지럽다. 대부분 경미하지만 신경 쓰이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기도 한다. 눈이 따갑거나 결막이 충혈된다. 가려움과 화끈거림이 동반되거나 눈물, 눈부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 흰자위나 눈꺼풀이 붓고 투명하거나 흰 실 눈곱이 끼기도 한다.
알레르기뿐 아니라 눈화장이나 무리한 콘택트렌즈 사용도 봄철 결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착용과 함께 ‘눈매’가 더 강조되다보니 아이메이크업이 더 강조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청결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무리한 화장은 눈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짙은 눈 화장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결막염에 노출될 우려가 존재한다. 박형주 강남푸른안과 대표원장은 “깊은 눈매를 만들기 위해 눈 안쪽 깊은 점막까지 아이라이너를 그리는 것은 눈 건강에 독”이라며 “자칫 안구에 상처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막손상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마스카라를 너무 눈꺼풀에 바짝 대고 바르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눈화장과 함께 최근 유행하는 컬러 콘택트렌즈를 즐겨 착용하는 사람들도 주의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눈화장을 하는 사람보다 안질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화장품에는 대부분 세균증식을 막는 방부제가 들어있지만, 아주 작은 화장품입자라도 렌즈에 묻으면 쉽게 오염된다”며 “눈화장에 앞서 반드시 렌즈부터 착용하고 눈 주변의 화장품입자가 눈 속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화장을 지우기 전에도 렌즈를 먼저 제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귀찮다고 화장을 지우는 것을 넘겨서는 안 된다. 박 원장에 따르면 안구는 매우 민감한 부위인 만큼, 아주 작은 얼룩이라도 눈 가장자리를 통해 스며들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박 원장은 “미세한 화장품 가루가 안구를 자극,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결막염이 발생하면 눈이 간지럽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눈을 비비게 된다. 박형주 원장은 “결막염이 나타난 경우, 눈을 비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눈을 비비면 일시적인 가려움은 해소되지만, 더 심한 염증반응이 동반될 우려가 있다. 심한 경우 각막부종이 동반되기도 한다.
가장 먼저 안과를 찾아 가려움증과 염증 완화를 위해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제제의 안약을 처방받는 게 권고된다.
이후에도 눈이 간지럽다면 눈을 직접 비비지 않고, 얼음 주머니로 눈 주위를 냉찜질해주는 게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로 인한 결막염이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알레르기항원 유발 요인을 피하는 게 우선이다. 평소 지내는 공간을 자주 환기시켜주고, 에어컨·선풍기 등 가전의 곰팡이와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먼지가 잘 생기는 카펫은 되도록 사용하지 않고, 불가피한 경우 자주 청소해야 한다.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바람이 많은 날에는 콘택트렌즈 대신 안경 등을 착용하는 게 유리하다. 외출 시 인공눈물 점안액을 자주 넣어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물질을 씻어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박형주 원장은 “결막염으로 진단받았다면, 알레르기 반응 정도와 기간을 고려해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 비만세포안정제 등의 점안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눈이 간지러울 때에는 차가운 인공눈물을 점안하고, 얼음팩 등으로 압박해주면 증상 완화에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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