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의 왕’ 탁재영 작가 “원작 메시지는 그대로, 스릴러 접목”[SW인터뷰]

탁재영 작가가 자신이 꼽은 관전 포인트를 공개하며 헤어나올 수 없는 드라마 ‘돼지의 왕’ 시청을 당부했다. 

 

 지난 18일 처음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돼지의 왕’은 20년 전 친구로부터의 메시지와 함께 시작된 의문의 연쇄살인으로 인해 ‘폭력의 기억’을 꺼내게 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 드라마다. 비극적 운명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학교 폭력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폭력의 기원을 담았다. 연상호 감독의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드라마화했다.

 

 29일 오전 ‘돼지의 왕’ 연상호 감독과 탁재영 작가의 화상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탁재영 작가는 “호평도 많고, 원작 팬도 많은 작품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일반 시청자도 재밌게 볼 수 있길 바라며 스릴러 장르를 접목했다”며 “원작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원작의 메시지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고 답했다. 

 

 ‘돼지의 왕’은 주인공들이 중학생 시절 학교 폭력의 기억을 되짚어가며 사건이 전개된다. 다소 잔혹한 장면들도 적나라하게 묘사된다. 아역 배우들이 연기하는 장면이기에 제작진의 걱정도 컸다. 탁 작가는 “현장에 상담심리사가 있어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촬영이 진행됐다”면서 “나도 중학생 때 학폭(학교폭력)에 관한 많은 일이 벌어졌었다. 안정적인 촬영 현장이라서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었다”고 했다.

 

 배우 김동욱은 20년 전 학교 폭력의 기억을 잊지 못하고 사는 황경민, 20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추적하는 형사 정종석은 김성규가 맡았다. 채정안은 원칙주의자 형사 강진아로 분해 라인업을 완성했다. 20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아역 배우들과 성인 배우들 간의 연결성이 주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대본을 쓴 탁 작가조차 “성인 분량만 보면 ‘갑자기 왜?’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간극 있는 상황이라 몰입이 안 될 수도 있는데 배우들이 대본 해석을 잘 해주셨다. 엄청난 힘이 나오더라”고 극찬했다. 

 

 폭력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만큼 청소년 관람 불가의 등급을 받았다. 피해자가 가해자를 향한 복수를 시작하며 시청자에게 연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작품. 탁 작가는 “5부부터는 경민의 복수가 과연 정당한가, 가해자를 향한 복수가 과연 정당한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 딜레마를 시청자도 함께 느끼게 될 것”이라며 “‘돼지의 왕’은 어른들의 스릴러다. 적나라하더라도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같이 고민하길 바랐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어 “‘돼지의 왕’이 단순히 학교 폭력만을 다루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세상은 왜 서열화되는지, 그사이에 왜 폭력이 왜 존재하는지 등의 큰 주제를 다루기 위해 학교 폭력이라는 소재를 택한 거다. (공개된) 4부까지는 학교 폭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중후반으로 가면 더 넓은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고 예고했다. 

 피해자의 복수가 온당한가에 관한 고민을 끊임없이 던지는 작품이다. 현실에선 쉽사리 일어날 수 없는 극적인 요소이기도 한 피의 복수다. 탁 작가는 “복수가 온당한가 묻는다면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작품을 통해 과거의 상처로 인한 트라우마를 타인을 해치면서 해소하려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 복수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 그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실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폭력으로 인한 피해, 그로 인한 피해자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한 정답은 없다. 폭력엔 폭력으로 복수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것은 제작진도 동의하는 바다. 그렇다면 폭력으로 인한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탁 작가는 “결국 연대라고 생각한다. 내가 받았던 상처와 타인이 받은 상처를 얼마나 이해하고 공유하고, 또 극복하기 위해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느냐 하는 거다. 다만 그런 연대에서 또 다른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올바른 판단으로 그 집단이 긍정적 영향을 주는 곳인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돼지의 왕’은 총 12부작으로 공개된다. 지난 25일 4회가 공개된 가운데, 남은 회사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 탁재영 작가는 “캐릭터의 변화”라고 짧고 굵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지 연쇄살인마 추격하는 범죄 스릴러물이었다면, 점차 단순한 사건이 아님을 알게 되고 진실을 하나씩 알게 된다. 거기에서 오는 심리적 변화를 집중해서 봐주길 바란다. 힘이 되는 메시지들이 드러나면서 깊이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단 시작하면 헤어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두려워 말고 일단 시작해 달라”고 시청을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티빙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