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소화 혹은 디지털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올림픽의 꽃으로 불리는 성화봉송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2022 동계올림픽이 개최된다. 이에 앞서 성화봉송이 시작됐다. 2일부터 개막일까지 사흘 동안 대회가 펼쳐지는 베이징과 옌칭 그리고 장자커우에서 진행된다.
시작점은 개·폐막식이 열리는 국가체육장 인근 삼림공원 광장이다. 중국의 첫 스피드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인 뤄즈환(81)이 첫 주자를 맡았다. 약 1200명의 주자가 1인당 평균 100m 안팎을 달린다. 4일 밤 개막식 때 성화대에 점화할 최종 주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과거 성화봉송과는 규모나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성화봉송은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일종의 장치였기에 성대하게 진행했으나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때문에 간소화했다. 인원도 줄이고 기간도 대폭 짧아졌다. 지난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 당시 넉 달 넘게 성화봉송이 이어진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대신 사상 첫 디지털화라는 타이틀이 따른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성화봉송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로봇 기술이 활용된다. 일부 구간에서 로봇을 이용한 수중 봉송도 이뤄진다. 실제 지난 2일 오후 수륙양용 로봇이 성화를 장착한 채 물 안으로 입수한 뒤 다른 로봇의 성화봉에 점화하고 불을 넘겨받은 로봇이 물 위로 떠올라 다음 주자에게 넘기는 장면이 공개됐다.
친환경 요소도 이목을 끈다. 자율주행 차량이 성화봉송에 나서는가 하면 탄소 섬유로 제작된 성화봉 ‘페이양’은 수소 연소를 사용한다. 말 그대로 이색 성화봉송이다.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로봇 강국, 친환경 지향 등의 이미지를 국내외에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성화봉송뿐 아니라 개막식도 크게 간소화될 전망이다. 2008 하계 대회 때는 4시간가량 개막식을 진행했으나 이번 대회에선 100분으로 줄었다. 공연 참가 인원 역시 하계 대회와 비교했을 때 5분의 1 수준인 약 3000명만 자리한다.
사진=CCTV 캡쳐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