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메타버스로 진화… 게임산업 더 팽창할 것”

방준혁이 바라본 10년 후 게임시장

넷마블은 지난 2012년 말 국내 게임 시장에 모바일이라는 엘도라도를 열어준 ‘다함께 차차차’를 시작으로 사실상 업계를 이끌었다. 모바일 게임이 급성장하기 시작하던 2014년부터는 ‘세븐나이츠’와 ‘레이븐’이라는 두 작품으로 시장의 패러다임을 캐주얼 장르에서 RPG(역할수행게임) 장르로 옮겨왔다. RPG 장르는 그 무렵 여전히 내수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던 PC 온라인 게임 분야와 직접적인 경쟁 구도가 된 까닭에, 과연 모바일 RPG 장르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갑론을박도 빈번했다. 하지만 넷마블은 단숨에 시장의 변화를 이뤄냈고, 이내 전통의 모바일 게임 강자로 등극했다.

이 모든 과정의 뒤에는 바로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있다. 그는 2011년 거의 쓰러져 가던 넷마블에 복귀해 모바일 게임으로 체질을 변화시켰다. 특유의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술은 넷마블에 제대로 유효했다. 이후 10년이 흐르면서 게임 업계는 국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는 핵심 업종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게임 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개선됐고, 여타 산업과도 합종연횡 연계되면서 또 다른 신사업을 창출하는 발판이 됐다. 다가올 미래 10년은 지금보다 더 급속히 발전할 개연성이 큰 만큼, 과연 게임이 우리 일상에서 어떤 방향으로 변모할 것인지 방준혁 의장의 말을 들어봤다.

-방준혁 의장 “게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그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게임을 체험한 10~20대가 이제는 40대를 넘었다는 사실이다. 넷마블에서 내놓은 게임만 예로 들더라도 전체 이용자 비중을 보면 30~50대가 가장 많다. 비중이 가장 적은 연령대가 10대인데, 굉장히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에 녹아 들어있기 때문이다. 반면, 10~20대에 게임을 즐긴 현재의 30~50대는 아직도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 이용자의 연령 폭이 넓어지면서 이해의 폭도 그만큼 비례한 상황이다.

그동안 게임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었고, 게임이 고용 창출이나 수출 등 산업적 의미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의 의미도 많이 바뀐 것 같다. 사회적 이슈로 지적되던 부분도 규제를 통해 해소되고 있어서 이미지도 계속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지금과 좀 다른 방식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아케이드 게임과 PC 게임에 ‘온라인’이 붙으면서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됐다. 실시간 대전과 커뮤니티 소통이 가능해지면서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커졌다. 거기에 모바일이 접목되면서 이전에는 집안이나 PC가 있는 장소에서만 해오던 것을 장소 제약 없이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게 되다 보니 모바일 시대가 도래했고, 게임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게임 산업 전반이 팽창했다.

게임이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로 진화되고 확장되면 산업적 팽창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는 온라인 및 모바일화에서 경험한 것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아케이드나 PC 게임이 온라인으로 전환될 때는 그 속도가 꽤 늦었다. 아케이드 게임 시절 명가들은 원래 게임 기업이 아니었던 IT 쪽 회사들, 예를 들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에 뒤쳐지기 시작했고, 모바일 전환도 마찬가지로 누가 모바일에 더 적극적으로 진입해서 빠르게 역량을 발휘하는지에 따라 성장의 폭이 확대되는 것을 경험했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이 두 번째 성장 모멘텀이었다면, 블록체인이 연계된 게임형 메타버스 또한 게임 업계에 큰 성장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라고 본다. 그렇다면 게임과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연계된 모습은 어떤 것일까. 크게 두 가지로 보는데 하나는 ‘가상’이 아닌 ‘두 번째 현실’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블록체인이 붙음으로써 게임을 ‘하는’ 행위를 통해 얻는 획득물이 이제는 가상자산으로 연결되고, 이 가상자산이 실물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앞으로 게임 메타버스를 접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제활동 범주를 경험하게 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전에는 게임을 좋아하는지, 아니면 안좋아하는지의 여부로 게임 유입의 차이가 결정됐다면, 이제는 가상세계에서 자신의 명예활동을 진행할지 말지의 여부로 좌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게임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아직 초기라서 성장의 폭이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사이즈로 커지지는 않겠지만, 2~3년 내로는 하나의 산업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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