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이후로 4년이라는 공백을 뒤로 하고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다시 언론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방준혁 의장은 최근 서울 구로 넷마블 본사 사옥에서 열린 기업설명회(NTP)에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라는 두 화두를 향해 준비된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방 의장은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서는 “정말 조심히 가고 있다”고 했고, 메타버스를 놓고선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고, 구현 기술의 문제이지 방향성은 찾았다”고 강조했다.
넷마블은 2012년 말 모바일 게임 ‘다함께 차차차’로 시장을 주도해온 과거와는 달리, 근래 들어 기업의 잠재 역량에 비해 다소 정체됐던 게 사실이다. 이런 연유로 방 의장은 현실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평가를 먼저 꺼냈다. 그는 “정체는 됐지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체질 개선의 시간이었다”면서 “적극적으로 게임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서구 시장 공략을 위한 M&A(기업 인수합병), 자체 IP(지식재산권) 개발·확보 등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방준혁 의장은 2018년 4회차 NTP에서 “넷마블의 강점인 속도와 선점 전략은 중국 기업의 약진과 근무 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방향성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연장선에서 넷마블은 자체 플랫폼 확장과 자체 IP 육성, AI(인공지능) 게임 개발, 신장르 개척 등 4가지 선제적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방 의장은 “이 4가지 대응 전략을 꾸준히 추진했고 넷마블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순환 효과를 가져왔다”고 자평했다.
4가지 대응 전략이 실행되는 과정 속에서 방준혁 의장은 블록체인을 넷마블의 미래 첫 도전 과제로 던졌다. 넷마블과 개발 자회사의 협업이 핵심인 이른바 투트랙 전략이 가미된다. 넷마블은 직접 개발·배급하는 라인업을 주축으로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대하고, 자회사인 넷마블에프앤씨는 블록체인에 게임뿐만 아니라 메타휴면, 웹툰, 웹소설, 커머스 등 콘텐츠를 결합하는 모델로 발전한다는 복안이다. 오는 3월 ‘A3: 스틸얼라이브’(글로벌)를 시작으로 ‘골든브로스’, ‘제2의 나라’(글로벌), ‘몬스터 길들이기 아레나’,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 ‘챔피언스: 어센션’ 등이 순차 출시될 예정이다.
방 의장은 메타버스에는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20년부터 미들웨어 기술이 발전하고 블록체인 테크가 결합되면서 메타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며 “게임에서 구현한 다양한 콘텐츠 이식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과 융합해 가상을 넘어 두 번째 현실의 세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올해부터 블록체인에 기반한 메타버스 사업을 펼친다. 게임 개발 역량을 활용해 메타노믹스와 메타휴먼 분야에 집중한다. 메타노믹스 분야에서는 가상 부동산 기반의 메타버스 플랫폼을 완성하는 NFT(대체 불가 토큰) 게임 ‘모두의 마블: 메타월드’가 선두에 선다.
메타휴먼 쪽에서는 제나와 리나, 시우라는 가상 인물을 기반으로 연구를 거듭한다. 메타휴먼은 블록체인 게임은 물론이고 웹툰과 웹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적용된다. 방준혁 의장은 “비대면의 일상화로 가상현실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해왔고 향후 산업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게임 기업들은 기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통해 메타버스의 콘텐츠를 이미 구현하고 있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기에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 게임은 재미와 더불어 NFT를 통해 무형자산화 돼 게임 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넷마블은 이번 NTP에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기술에 최적화된 작품을 포함해 총 20종의 신작을 발표했다. 모바일과 PC 온라인, 여기에 콘솔까지 플랫폼 영역을 넓힌 게 특징이다. 자체 및 공동개발 IP는 15종이고, 외부에서 들여온 사례는 5종이다. ‘왕좌의 게임’·‘BTS드림: 타이니탄 하우스’·‘나 혼자만 레벨업’(넷마블네오, 이하 개발사)을 비롯해 ‘세븐나이츠 레볼루션’(넷마블넥서스), ‘원탁의 기사’(구로발게임즈), ‘머지 쿵야 아일랜드’·‘모두의 마블: 메타월드’·‘스쿼드 배틀’·‘신의 탑: 새로운 세계’·‘RF 프로젝트’(넷마블엔투), ‘넷마블 프로야구 2022’(넷마블앤파크), ‘레이븐: 아랑’·‘몬스터길들이기2’(넷마블몬스터),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아스달 연대기’·‘그랜드크로스W’·‘그랜드크로스S’·‘오버프라임’(넷마블에프앤씨), ‘챔피언스: 어센션’·‘디씨 히어로즈 앤 빌런즈’(북미 자회사 잼시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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