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계의 변화…가상인간이 홍보하고, 메타버스로 시승한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공장을 구축한 스마트팩토리 연출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버츄얼 휴먼(가상인간)이 자동차를 홍보하고, 메타버스로 시승한다. 자동차 업계가 가상과 현실을 잇는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에 푹 빠졌다.

 

2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능정보기술’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자동차와 만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은 AI(인공지능)의 지능과 사물인터넷(IoT)·클라우드(Cloud Computing)·빅데이터(Big Data)·모바일(Mobile)을 일컫는 ICBM의 정보가 결합한 형태를 뜻한다.

 

이러한 4차산업 혁명의 예로는 자율주행이 대표적이며, 로보틱스, 메타버스, UAM 등이 있다. 여기에 파생해 로보틱스를 통한 정밀의료, 드론 택배 배송 등이 이뤄진다. 더 나아가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로 확장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는 궁극적으로 모빌리티가 4차 산업혁명의 중심에 있다고 판단한다.

 

▲메타버스에 꽂힌 현대자동차그룹

 

눈에 띄는 점은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혼합현실을 의미한다. 자동차의 경우 실제 운행을 통한 이동이 이뤄져야 ‘모빌리티’가 성립되기 때문에 자동차 기업이 크게 집중하지 않은 분야이다. 그러나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은 이 메타버스와 로보틱스를 결합해 인간의 이동 경험 영역을 확장하고 궁극적인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메타모빌리티(Metamobility)’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막을 내린 ‘CES(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22’에서도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라는 주제로 ‘로보틱스를 통한 메타모빌리티’ 비전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밝히 ‘메타모빌리티’는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의 등장을 예고했다. 쉽게 설명하면 사용자가 집 밖에서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자신의 집을 그대로 구현한 메타버스에 접속해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며, 집 청소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집안에 위치한 로봇이 실제 반려동물을 케어하고, 청소까지 진행해 현실로 이뤄지게 하는 개념이다.

로보틱스와 메타버스가 결합된 ‘메타모빌리티’ 연출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이 시스템을 확장하면 스마트 팩토리가 된다.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쌍둥이 공장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이와 밀접하게 연결해,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 접속해 실제 공장을 운용, 관리할 수 있다. 즉 해외 공장에 문제가 발생해도 국내의 사용자가 메타버스로 접속해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현대차는 올해 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완공에 맞춰 세계 최고 수준의 메타버스 기반의 디지털 가상공장을 구축한다. 현실의 ‘스마트팩토리’를 디지털 세계인 메타버스에 그대로 옮긴 ‘메타팩토리(Meta-Factory)’를 구축해 공장 운영을 고도화하고 제조 혁신을 추진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메타버스 환경 구축 및 실시간 3D(3차원) 콘텐츠 개발·운영 플랫폼 회사인 유니티(Unity)와 ‘미래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및 로드맵 마련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정의선 회장은 “메타버스와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타대우상용차가 공개한 버츄얼 휴먼 미즈 쎈이 신차를 소개하고 있다. 타타대우상용차 제공

▲버츄얼 휴먼의 탄생

 

자동차 업계에도 첫 가상인간이 탄생했다. 이 역시 메타버스라는 가상 공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대형 트럭 제조 전문 기업인 타타대우상용차는 지난 20일 대형트럭 ‘멕쎈’과 중형트럭 ‘구쎈’을 공식 출시했다. 지난해 출시한 준중형트럭 ‘더쎈’과 더불어 ‘쎈 라인업’을 형성했다. 그만큼 타타대우상용차는 이번 신차 출시가 중요했다.

 

이정표를 새로 정립하는 이 중요한 자리에 신차를 소개한 인물은 바로 가상인간 ‘Ms. Xen(미즈 쎈)’이었다. 미즈 쎈은 타타대우상용차가 디지털 마케팅 광고 에이전시 LAB543(지우컴퍼니), 버추얼 인플루언서 제작사 네오엔터디엑스와 함께 개발한 가상 인플루언서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다.

앞서 싸이더스 스튜디오 엑스가 선보인 국내 최초 가상 인플루언서 로지(ROZY)가 자동차 광고 모델로 발탁되기도 했지만, 자동차 업계가 가상 인간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다. 미즈 쎈은 LG전자의 ‘래아 킴’, 롯데홈쇼핑의 ‘루시’ 등과 함께 버츄얼 인플루언서로 활약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세계 경험이 현실의 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에 걸쳐 상호 연결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라며 “스마트디바이스의 발전에 따라 메타버스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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