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숨결 맡으면서 새해산책 떠나볼까

◆제주마을산책 겨울편 ‘원도심’
원도심의 상징 옜 성 ‘무근성’ 일대
탐라국 시대부터의 역사 향기 물씬
흑돼지·회 등 맛집에 사진 명소까지
유휴공간 활용한 문화시설도 ‘주목’

제주의 옛 모습을 보고 싶다면, 원도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옛 ‘무근성’을 간직했던 역사의 길에서 겨울감성 가득한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 제주관광공사는 ‘제주마을산책 겨울편-제주시 원도심’을 공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된 여행 트렌드를 반영한 계절별 콘텐츠다. 공사는 ‘원도심, 역사의 흔적을 찾아서’와 ‘뉴로컬, 지금 원도심’을 주제로 제주 원도심의 다양한 매력을 상·하편으로 나눠 소개하고 있다.

 

원도심은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역에 있어 접근성이 높다. 천천히 걸으며 제주의 옛 시간을 만끽할 수 있는 원도심 여행지를 소개한다.

◆제주 역사 고스란히… 제주목 관아·관덕정

 

삼도이동에 위치한 제주목 관아는 탐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제주의 정치·행정·문화 중심지였던 관아의 터다. 143년(세종16) 화재로 전소됐다가 재건축됐다. 이후 일제강점기 때 관아를 헐고 콘크리트 건물로 행정관청을 세우면서 관덕정을 제외하고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결국 다시 복원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널뛰기·투호놀이 등 민속놀이 체험이 가능하다.

 

관덕정은 제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이곳에 오르면 제주 도심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내부로 들어서면 대들보에 그려진 십장생도, 적벽대첩도, 대수렵도 등 7점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다.

◆유향소에서 여성교육 출발점으로… ‘향사당’

 

삼도이동 주택가 골목에는 조선 시대 정자인 ‘향사당’이 자리하고 있다. 옆으로 길게 뻗은 향사당 주변으로 커다란 고목들, 귤나무가 채우고 있다. 조금 전까지 북적했던 도심의 소리가 무색하게 이곳에는 새 지저귐과 발걸음 소리만이 공간을 메운다.

 

향사당은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6호’다. 조선 초기에는 당시 지방자치기구의 우두머리인 좌수의 처소로 쓰였다. 수령을 보좌하는 자문기관인 유향소 기능을 담당했고, 봄· 가을에는 고을 어른들이 잔치를 열고 민심 동향에 관해 이야기했다.

 

조선 후기에는 신성여학교로 변신, 최정숙·고수선·강평국 등 여성독립운동가를 배출했다. 1916년 일제의 탄압으로 신성여학교가 폐쇄, 일제는 이곳을 사찰로 사용하며 유골을 안치하기도 했다. 조선 시대 유교 문화 유적이자, 제주 여성 교육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향사당. 북적거리는 도심을 떠나 이곳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껴보자.

 

◆도민 쉼터로 재탄생한 ‘고씨 주택’

 

서울에 청계천이 있다면 제주에는 ‘산지천’이 있다. 제주 성 안에서 가장 큰 식수원 중 하나이자, 빨래터였던 만큼 이 일대를 중심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가 발달했다. 

 

산지천 근처 일도일동 골목길 사이를 거닐다 보면 전통 가옥 형식의 ‘고씨 주택’을 만날 수 있다. 일제강점기 고용준이 지은 근대 건축물로 기술적으로는 일식 건축을 참고했지만, 기능적으로는 제주 민가의 전통적 내용을 계승해 가치를 인정받았다. 기와지붕 대문을 지나면 잔디가 깔린 마당이 펼쳐진다. 마당을 두고 안거리와 밖거리가 서로 마주 보고 있는데, 안거리는 제주도민의 다양한 모임 장소인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밖거리는 제주 책방으로 운영되고 있다.

◆흑돼지부터 명품 회까지… 먹자골목 떠나볼까

 

여행의 묘미는 ‘음식’이다. 원도심에도 유명한 ‘먹자골목’이 있다. 우선, 제주 건입동에 있는 ‘흑돼지 거리’는 30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제주의 전통 맛집 거리다. 청정 환경에서 자라 쫄깃한 흑돼지를 제주 전통 젓갈인 ‘멜젓’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가득하다.

 

회가 당긴다면 같은 건입동 ‘서부두명품횟집거리’를 찾자. 제주 최초의 원조 활어회 문화를 만들어낸 곳인 만큼, 2~3대째 대물림되는 횟집을 비롯하여 적어도 20~30년 이상 자리를 지킨 ‘맛의 대가’들이 명품회를 선보인다. 바다를 바라보며 맛보는 자연산 해산물의 향연은 제주의 매력에 푹 빠져들게 한다.

◆‘힙해지는’ 원도심… MZ세대 눈도장 ‘꾹’

 

원도심에는 역사적 명소뿐 아니라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다양한 ‘뉴로컬’ 콘텐츠가 떠오르고 있다.

 

해발 0m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형태의 도보 트레킹 프로그램인 ‘제로포인트트레일과 제로스테이션’은 한라산 등반을 고려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베이스캠프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자산과 유휴공간을 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인 ‘끄티 탑동’, 사라봉 중턱의 하얀 산지등대의 유휴공간을 활용한 친환경 문화공간 ‘카페물결’, 원도심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는 칠성로 문화야시장 거점 공간인 ‘오각집’, 원도심 여행자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인 ‘고요산책&북스테이’ 등 힙한 공간이 떠오르고 있다.

MZ세대에게 사랑받는 ‘인스타그래머블’한 카페도 많다. 이도일동부터 삼도이동 사이에는 우뭇가사리를 활용한 푸딩을 선보이는 ‘우무’, 목욕탕을 개조해 만든 카페 ‘리듬앤브루스’, 붉은 벽돌이 인상적인 ‘카페 단단’, 다쿠아즈가 시그니처인 ‘모찌롱’ 등이 이 일대에 모여 있어 걸어 다니는 재미가 있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정희원 기자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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