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노트②] LG 이정용이 KT 배제성에게 “너는 내 운명, 내 가족”

배제성(왼쪽)과 이정용 / 사진=이정용 제공

 ‘오, 영원한 친구.’

 

 성남중, 성남고에서 동고동락하며 가까워졌다. 프로야구 LG 투수 이정용(26)과 KT 투수 배제성(26)은 절친한 사이다. 이정용에게 배제성은 특별한 존재다. ‘야, 니, 배추(배제성 별명)’ 등 무심한 호칭에도 애정이 묻어난다. 이정용은 “우린 운명이다. 제성이는 가족 같은 친구”라고 웃었다.

 

 중학생 때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됐다. 생각이 비슷해 자연스레 친해졌다. 이정용은 “싸운 적 없이 잘 지냈다. 제성이는 성격이 정말 좋고 착하다”며 “그런데 이런 말은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제성이가 ‘미담 좀 퍼트려줘’라고 해서 더 말하기 싫다”고 미소 지었다. 그는 “나는 평소 밝고 개그 욕심이 많은 편이다. 주위에서 조금 특이하다고 한다”며 “제성이도 절대 소심하지 않다. 인터뷰할 때 너무 이미지 관리를 해 적당히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행선지가 달라졌다. 공교롭게도 나란히 부산에 둥지를 틀었다. 이정용은 동아대, 배제성은 롯데로 향했다. 이정용은 “당시 제성이가 내게 야구용품, 장비 등을 무척 많이 지원해줬다. 밥도 자주 사줬다”며 “프로선수가 된 제성이에게 진지하게 야구 고민을 털어놓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말했다.

 

 배제성은 2017년 4월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정용도 2019년 1차 지명을 받고 서울이 연고지인 LG에 입단했다. 둘은 수도권에서 재회했다. 이정용은 “더 친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정용(왼쪽)과 배제성 / 사진=이정용 제공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외모 대결이다. 이정용은 “솔직히 제성이는 진짜 못생긴 것 같다. 영상통화 할 때도 내가 짓궂게 놀린다”며 “다만 큰 키(189㎝)에 준수한 비율, 깔끔한 코디, 야구 실력 때문에 인기가 많은 듯하다. 그래도 생긴 건 내가 더 낫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용은 “제성이가 KT에서 가수 에스파(aespa)의 넥스트 레벨(Next Level) 춤추는 것을 봤다. 너무 진지해서 꼴 보기 싫었다”며 “나도 최근 구단의 러브 기빙 데이(Love Giving Day)에서 짧게 춤췄다. 보시면 누가 더 나은지 알 것”이라고 밝혔다. 확인 결과 막상막하였다.

 

 티격태격해도 뗄 수 없는 사이다. 이정용은 올해 한국시리즈 배제성의 선발 등판일(11월18일 두산전)에 직접 표를 사 경기장을 찾았다. 혹여 친구에게 부담이 될까 말없이 방문했다. 배제성은 5이닝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그날 KT는 우승을 확정했다. 이정용은 “알아서 잘 던지기에 승리투수가 되길 바랐다. 9회까지 다 봤다. 내년에는 우리 LG가 우승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정용은 “누군가 내게 가장 친한 친구를 물으면 바로 제성이 이름이 나온다. 앞으로도 쭉 잘 지내고 싶다”고 진심을 내비쳤다.

 

이정용(왼쪽)과 배제성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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