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옛 공간들 … 예술·자연 입히니 관광 명소로 떴다

관광공사 추천 업사이클 여행지
서울 폐정수장, 생태공원 탈바꿈
마포 석유비축기지→문화비축기지
정선 폐광, 복합 문화 예술단지로
충주 황옥동굴 테마파크로 대변신
영등포 선유도공원

‘업사이클링’ 바람이 여행지에도 불고 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업사이클 여행지’는 훼손된 자연이나 기존 환경에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해 변신한 장소들을 일컫는다. 폐기돼야 했던 요소들이 자연과 다시 조화를 이루며 예술적으로 탄생,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특히 MZ 세대를 중심으로 뉴트로 열풍이 일며 ‘도시재생 여행지’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관광공사는 ‘다시 태어난 여행지’를 주제로 ‘12월 추천 가볼만한 곳’을 선정했다. 12일 관광공사가 선정한 업사이클링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폐정수장이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영등포 선유도공원

서울시는 약 20년 전 영등포구 선유도의 폐정수장을 친환경 생태 공원으로 꾸며 개장했다. 수조에 모래·자갈 등을 담아 불순물을 걸러내던 여과지는 관리사무소로, 물속 불순물을 가라앉혀 제거하던 약품 침전지는 ‘수질 정화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 남긴 ‘녹색 기둥의 정원’과 옛 침전지의 구조물이 가장 온전하게 남은 ‘시간의 정원’은 이곳 인기 포토 존이다. 취수 펌프장을 리모델링한 카페 ‘나루’는 시민에게 휴식처를 제공한다. 선유도 남쪽과 양화한강공원을 잇는 아치형 ‘선유교’는 밤이면 알록달록한 조명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석유가 가득한 마포 문화비축기지 T4 전시 공간

◆석유비축기지가 문화공간으로… 마포 문화비축기지

2002년, 뜨거운 열기가 가득찼던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장 서쪽 매봉산 자락에 조성된 거대 산업 시설 마포석유비축기지는 당시 월드컵 준비 과정에 폐쇄됐다. 기지는 15년동안 버려진 상태로 있다가, 2017년 ‘문화비축기지’로 새로 태어났다.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 시설(T1∼T5)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 탱크 원형이 그대로 남은 T3와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이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심 속 생태 문화 공원이다. 문화비축기지 실내 공간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하고, 야외 공원은 상시 개방한다.

삼탄아트마인 내부 전시 모습

◆폐광에서 피어나는 예술의 향기, 정선 삼탄아트마인

한때 기계 소리가 가득했던 삼척탄좌 정암광업소. 1964년 문을 연 뒤 수십 년 동안 광부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이끈 산업현장이었지만 2001년 문을 닫았다. 하지만 12년 뒤인 2013년, 이곳은 150여 개국에서 수집한 예술품 10만여 점을 갖춘 복합 문화 예술 단지 ‘삼탄아트마인(samtan art mine)’으로 다시 태어났다.

기존 산업 시설은 그대로 살리면서 예술의 향기를 입힌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로 그 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오후 5시 30분까지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활옥동굴에서 투명카약을 타는 관광객들

◆폐광에서 신비로운 동굴 여행지로, 충주 활옥동굴

충주호 인근의 활옥동굴은 1900년 발견 후 일제강점기에 개발을 시작한 국내 유일의 백옥·활석·백운석 광산이다. 한때 8000여 명이 일하던 이곳은 값싼 중국산 활석이 수입되면서 폐광됐다. 방치된 동굴은 2019년 동굴 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갱도 2.5km 구간에 각종 빛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건강테라피존 등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활석을 채취할 때 사용하던 권양기도 그대로 있다. 하이라이트는 암반수가 고여 생긴 호수다. 2~3인용 투명 카약을 타고 신비로운 호수를 유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월요일은 휴무다.

울산 세대공감창의놀이터 내 그물놀이터

◆온가족 함께 즐기는 문화 놀이터… 울산 세대공감창의놀이터

주민 혐오 시설이던 음식물 처리장이 도시 재생 프로젝트로 ‘세대공감창의놀이터’로 변신했다. 이는 울산 북구가 주민 의견을 수렴해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예술 활동 체험 공간’을 지향하며 탄생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창의적인 친환경 놀이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그물놀이터·나무놀이터가 상설 운영된다. 이곳의 진가는 기획 프로그램에서 드러난다. 학생들이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청소년 건축학교’, 부자·부녀간에 더 돈독해지는 ‘아빠와 함께하는 1박 2일 놀이캠프’ 등이 눈길을 끈다.

빛의 벙커 내에서 전시를 관람 중인 아이들

◆어둠의 벙커, 빛·음악으로 채우다… 서귀포 빛의 벙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장 ‘빛의벙커’는 1990년 해저 광케이블 관리 센터로 지은 국가 기간 시설을 활용한 곳이다.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단층 건물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마치 산의 일부처럼 보인다.

보안 속에 관리되던 시설은 2012년 민간에 공개됐다. 2015년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이 옛 사무실과 숙소동에 들어서고, 2018년 빛의벙커가 센터에 개관했다. 현재 르누아르와 모네, 샤갈, 클레 등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내부에서는 빔 프로젝터 90대가 벽과 바닥 등에 영상을 투사해 거장의 회화를 입체적으로 느낄 수 있다. 내부 공간의 겹치는 면과 선을 활용하면 색다른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TIP. 여행지 방문 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입장이 제한되는 등 변동 여지가 존재할 수 있다. 개방 여부·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게 필수다. 여행 전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 누리집에서 소개하는 ‘생활속 거리두기에 따른 안전여행 가이드’를참고해 안전한 여행을 즐기자.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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