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연말모임이 늘어나면 술을 많이 마시는 한국인의 간은 늘 피로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홈술족’도 부쩍 늘었다. 이와 관련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루 평균 소주 반병 이상을 일주일 동안 지속해서 마시면 일시적으로 지방간 현상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40~50대 중년층은 알코올로 인한 지방간 발병률이 특히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2020)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53%가 40~50대였다.
김선숙 인천힘찬종합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9일 “알코올이 체내에 들어오면 대사 과정을 거치는데 간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독성물질로 분해된다”며 “이는 대사작용을 거쳐 최종적으로 배출되지만, 일부는 지방산으로 전환된 후 중성지방의 형태로 간에 축적돼 지방간을 유발하고, 염증 발생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술로 인해 간세포에 중성지방이 축적된 것을 말한다. 이를 방치하면 알코올성 간염은 물론 심각한 간경변으로 악화할 수 있다.
간염이 나타날 경우 발열, 황달, 복통, 심한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약 40%는 간경변증을 겪게 된다. 이는 염증과 섬유화로 인해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간암 발생률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회활동이 활발한 중장년층은 알코올성 지방간을 주의해야 한다. 실제 2020년 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치료받은 환자(2만7035명) 중 40대, 50대가 각각 6460명과 8090명으로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았다. 50대의 경우 20대(1103명)와 비교했을 때 7배 이상, 30대와도 2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김선숙 과장에 따르면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의 초기 상태인 지방간은 술을 끊으면 정상으로 회복되므로 가능하면 빨리 끊는 게 좋다.
만약 술을 완전히 끊는 게 어렵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음주량을 줄인다면 간 손상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실천하기 어렵다면 술 마시는 횟수와 주량을 줄이려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
김선숙 과장은 “영양 부족 사태에서는 술로 인한 간 손상이 더욱 심해지므로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며 “다만 과식,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고열량 식사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방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단백질 및 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게 좋다”며 “특히 1주일에 소주 2병 이상 마시는 중년의 경우, 비만 및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병원에서 알코올성 지방간 검사와 정기적인 간 수치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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